'154조 치매머니' 공공신탁 첫발···유인책·부동산 포함 필요
  • 이준영 기자
  • 입력: 2026.05.01 00:00 / 수정: 2026.05.01 00:00
복지부 '치매재산관리' 시범사업...현금성 재산 제한
고령 치매환자 100만명..."세제 유인·전문공공신탁기관 있어야"
2024년 5월 28일 경기 화성시 동부케어 주간보호센터에서 노인들이 복지프로램을 수강하고 있다. /더팩트DB
2024년 5월 28일 경기 화성시 동부케어 주간보호센터에서 노인들이 복지프로램을 수강하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정부가 치매 노인들의 재산을 보호·관리하는 공공신탁제도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세제 유인 등을 통해 대상을 확대하고 신탁 재산을 부동산 등으로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4월 22일부터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치매, 경도인지장애 등 경제적 학대 위험이 있는 기초연금수급자 노인 대상으로 현금성 자산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이 신탁받아 보호, 관리한다. 시범사업 대상은 750명이다.

국내 65세 이상 치매환자가 보유한 자산규모는 2023년 기준으로 약 154조원이다. 판단 능력이 저하된 치매환자는 사기, 재산갈취 등에 취약하며, 요양원 입소 환자 재산을 임의로 사용하는 경제적 학대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재가 치매 노인의 임대료 체납 등 치매환자 재산관리 문제도 있다. 정부는 경제적 학대를 예방하고, 노인들의 안전한 노후 보장 목적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했다. 2년 후 2028년 본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치매 노인 대상 공공신탁이 첫 발을 내디뎠지만 보완해야 할 부분이 남았다는 평가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고령 치매환자의 자산을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보고서는 세제, 복지제도와 연계를 통한 유인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7년간 고령 치매환자는 100만명 이상(전체 노인 인구 대비 약 12.7%)이며, 2044년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신탁에 대해 국가가 돈을 관리한다는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홍보 뿐 아니라 혜택 제공으로 유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고령 치매환자의 생활비, 의료비, 돌봄비 등 필수적 지출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치매신탁의 경우 가입 유인을 위해 신탁재산 일부를 복지급여 수급자격 산정에서 제외하거나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고령 치매환자를 유인하기 위해 신탁에 대한 일정 수준의 세제 혜택 제공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 특성인 부동산 위주 고령자 자산구조를 반영해 신탁제도를 정비하고 법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 치매환자가 보유한 자산의 77%(113조원)가 부동산 자산으로 구성돼있다. 하지만 복지부 시범사업은 공공신탁 대상 자산을 예금,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현금성 자산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한 현행 신탁 관련 법체계가 신탁법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로 이원화돼 있고, 신탁 대상 범위가 불일치해 대출 등 채무가 포함된 부동산 신탁재산 설정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두 법률간 법적 정합성을 높이고 주택담보대출이 포함된 부동산 자산도 신탁재산에 포함되도록 신탁 가능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윤경 입법조사관은 "초고령화 시대로 진입해 치매 노인 공공신탁 대상과 재산을 확대해야 한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며 "국민연금공단 중심의 사업운영체계 외에 별도의 공공수탁기관을 새로 만들어 공공신탁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loveho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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