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항소심 첫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전 총리에게 유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증인선서를 거부하며 증언을 하지 않았던 1심 때와는 정반대 태도를 보였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부장판사)는 11일 오전 10시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열고 이 전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 전 장관은 증인선서를 거부하며 과태료를 부과받았던 1심과 달리 이날 재판에서는 한 전 총리 측 주장에 동조하는 증언을 이어갔다.
이 전 장관은 한 전 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만류했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면서도 계엄을 강하게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전 총리가 집무실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 반대를 피력한 사실이 있느냐'는 변호인 질문에 "워딩으로 기억하지 못하지만 당연히 그러셨을 것 같다"며 "저희들한테도 강력하게 이야기했고 총리가 가장 강하게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인이 '윤 전 대통령이 고집을 꺾지 않자 한 전 총리가 다른 국무위원 의견을 들어보자고 설득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이 전 장관은 "잘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총리가 부탁했다. 대통령을 설득시켜야한다고 한 말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당연히 그런 말씀을 했을 것이라고 본다"며 "대통령 말에 수긍하는 것이 아니라 다들 만류하는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이 국무회의 CCTV를 제시하며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이 전 장관은 "전원이 앉아 있어도 똑같이 이야기했다"며 "저희가 만류를 해서 발표를 못 하게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 선포 전 접견실에서 국무회의를 위해 국무위원들을 기다리며 손가락으로 '4'를 표시하는 듯한 CCTV 장면을 두고도 "4가 아니라 손바닥을 펴고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숫자 4를 표현한다는 건 특검에게만 그렇게 보이고 저희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특검은 항소 이유를 설명하며 1심이 무죄를 선고한 일부 혐의에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계엄 선포 후 대통령 참석 예정이던 행사에 참석하라는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한 전 총리가 수용한 행위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전화해 국회 상황을 확인하고 국회 통고 여부를 점검한 행위 △허위공문서인 '사후 계엄 선포문'을 행사한 행위 등을 무죄로 판단했다.
특검은 "공소사실 모두 제시한 증거로 입증이 충분하다"며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유죄 판결이 선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전 총리 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역사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국헌문란 목적으로 폭동에 가담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계엄 선포 전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건의한 사실을 두고 "해당 행위는 윤 전 대통령의 고집을 꺾기 어려워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비상계엄 선포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의 거듭된 만류와 거부에도 불구하고 국무위원을 향해 일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고 말한 뒤 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 허가에 따라 이날 재판은 법원 자체 장비를 통해 영상 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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