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판소원으로 국민 기본권 보장…4심제 부작용 충실 대비"
  • 선은양 기자
  • 입력: 2026.03.10 17:27 / 수정: 2026.03.10 17:27
사건번호 '헌마'…사건명은 '재판취소'
15년 경력 '사전심사부' 구성…전산시스템 구축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을 통해 법원의 공권력을 견제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높일 수 있다"며 "4심제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실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 브리핑룸에서 재판소원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도입 취지와 준비사항 등을 설명했다.

손 처장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예정대로 공포 시행된다면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즉 재판소원이 가능해진다"며 "이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의미 있고 실질적인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소원제도는 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입법 행정 사법 등 국가권력이 헌법의 괘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며 "재판소원이 허용되면 행정부와 법원의 공권력 작용도 헌법적 통제의 대상이 돼 국가권력의 행사를 더 헌법적 가치에 부합하고 기본권 친화적인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른바 4심제라고 하는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헌법재판연구원을 중심으로 외국의 판례와 실무경험을 충실히 검토하고 있다"며 "학계 및 실무계의 여러 전문가들과 재판부 연구부 간의 건설적인 대화와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고 충실히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성수 헌법재판연구원장이 지난해 10월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지성수 헌법재판연구원장이 지난해 10월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이날 헌재는 재판소원 도입에 따른 구체적인 운영 방안도 밝혔다. 재판소원 사건번호는 '헌마'를 부여하고 사건명은 '재판취소'로 기재하기로 했다. 배당은 기존 헌법소원과 별개의 체계를 적용한다.

또 경력 15년 이상의 헌법연구관 8명으로 구성된 '재판소원 전담 사전심사부' 구성을 마쳤다. 사전심사부는 재판소원 소송 법리를 개발·확립하는 역할을 한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에 따라 규칙과 내규 등도 개정을 진행 중이다. 특히 재판소원 사건의 청구서 기재사항과 제출 첨부서류 등을 새롭게 추가한 '헌법재판소 심판 규칙'은 개정 헌법재판소법 공포일에 맞춰 동시 개정이 이뤄지도록 준비하고 있다.

재판소원 접수를 위한 전자헌법재판센터 시스템 구축도 마쳤다. 헌재는 법 시행일에 맞춰 시스템을 오픈할 예정이다. 홈페이지에는 재판소원 사건 청구방법 및 청구서 기재 내용에 대한 안내문이 게시된다.

재판소원 시행에 따른 심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예산 당국과 인력 증원 및 예비 인력 확보를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재판 기록 확보를 위한 유관 기관과의 협의도 이어 나갈 예정이다. 헌재는 헌재법 32조에 따라 심리에 필요한 기록 사본 등을 법원과 검찰에 요청할 수 있다.

헌재는 기존 기소유예 처분 사건에서 검찰과의 업무 협조가 잘 이뤄져 왔으므로 형사 재판소원 사건 자료 송부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법원도 전자헌법재판센터를 통해 기관 회원 가입을 하면 전자적으로 문건을 제출하거나 송달할 수 있어 필요한 자료를 입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헌재는 "다만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서는 법원이나 검찰과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므로 앞으로 이 문제와 관련하여 협의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을 통해 법원의 공권력을 견제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높일 수 있다며 4심제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실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더팩트DB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을 통해 법원의 공권력을 견제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높일 수 있다"며 "4심제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실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더팩트DB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헌재는 재판소원 제도의 적용 범위와 청구 요건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설명했다.

헌재는 재판소원 청구가 법 시행일 이전에 확정된 재판이라도 일정 범위 내에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판소원은 재판이 확정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하는데, 시행일 기준으로 직전 30일 안에 확정된 재판이라면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청구 자체는 법 시행 이후에 해야 하며, 재판 확정일이 반드시 시행일 이후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소원법은 이번 주 내로 시행될 예정이다.

또 대법원을 거치지 않고 1, 2심에서 확정된 판결의 경우 재판소원이 가능한지는 "가능한 권리구제를 다 거치지 않았을 경우 보충성 원칙에 따라 각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추후 판례가 정립돼야 할 문제이며 재판부 판단 사항으로 아직 밝히기엔 이른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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