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쿠팡 의혹' 반쪽 기소…검찰·노동부 유착은 의심만
  • 김해인 기자
  • 입력: 2026.03.05 17:27 / 수정: 2026.03.05 17:27
부천지청 지휘부 '문지석 검사 패싱' 직권남용 기소
"쿠팡 측 변호인과 빈번한 통화…내용은 확인 못 해"
엄희준 전 부천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이 2025년 10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 수원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을 한 뒤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 /국회=배정한 기자
엄희준 전 부천지청장(현 광주고검 검사)이 2025년 10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 수원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을 한 뒤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쿠팡 의혹을 수사한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당시 검찰 지휘부 등을 재판에 넘겼지만, 쿠팡과의 유착 의혹은 끝내 규명하지 못했다.

안권섭 특검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서 수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쿠팡 근로자의 상용성과 대표자의 고의성 등 범죄 혐의 입증에 주력해 전직 대표뿐 아니라 현직 대표까지 인지해 수사를 확대했다"며 "전·현직 대표와 법인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의 불기소 처분 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휘부였던 엄희준·김동희 검사가 쿠팡 사건을 대검찰청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문지석 검사를 배제하고, 주임검사에게 직상급자인 문 검사를 이른바 '패싱'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객관적 증거로 확인됐다"며 "두 검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의 공동정범으로 기소했다"고 덧붙였다. 엄 검사는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쿠팡CFS는 2023년 4월1일 내부 지침을 변경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법정 퇴직금 지급 대상에서 일부 기간을 제외하는 이른바 '리셋 규정'을 도입, 노동자 40명에게 약 1억2000만원 상당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어 같은해 5월26일에는 일용직 노동자들의 의견 수렴이나 외부 법률 자문 없이 취업규칙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등 절차적 하자도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천지청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쿠팡CFS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지난해 4월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문지석 부장검사는 상관이던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차장검사가 사건을 불기소로 종결하도록 부당하게 압박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관봉권 띠지 의혹을 수사한 안권섭 상설특별검사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해인 기자
관봉권 띠지 의혹을 수사한 안권섭 상설특별검사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해인 기자

특검팀은 엄 검사와 검찰 관계자들이 쿠팡 측 변호인과 빈번하게 연락을 주고받았고, 쿠팡 측이 이미 무혐의 처분 결과를 알고있었던 점 등 유착 관계를 의심할 만한 자료는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착 관계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김기욱 특검보는 "(검찰 관계자와 쿠팡 측 변호인의) 이례적인 통화내역은 명백히 확인됐지만 구체적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휴대전화 정보가 확인돼야 하고 당사자들도 진실에 기초한 진술을 해야 했다"며 "통화, 문자 내용은 현재 수사절차 내에서는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쿠팡 측과 고용노동부의 유착 의혹을 놓고도 "의심되는 정황만 확인됐는데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했다"며 "구체적 시점에 전화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일부 참고인이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공에 협조하지 않아 포렌식이 이뤄지지 못한 점도 수사에 제약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엄 검사와 김 검사의 경우 초기에는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했지만 추후 협조했다고 한다.

안 특검은 엄 검사와 김 검사가 쿠팡 사건을 불기소 처리한 동기를 놓고는 "하나로 축약해 말하긴 어렵고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정황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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