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공소 제한 추진···환자들 "억울함 풀 길 없어"
  • 이준영 기자
  • 입력: 2026.02.09 18:26 / 수정: 2026.02.09 18:49
김윤·한지아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 반대
법안, 중대과실 아니고 필수의료면 공소 못해
환자단체연합 "필수의료 범위 과대"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의사가 손해배상하면 공소를 제한하는 특례를 담은 법안에 환자들은 의료인에 대한 특혜이며 환자의 생명이 경시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9일 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하고 수사특례와 형사특례 규정을 포함한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희승 민주당 의원,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발의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혔다. 사진은 2024년 3월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종합병원 환자./임영무 기자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의사가 손해배상하면 공소를 제한하는 특례를 담은 법안에 환자들은 의료인에 대한 특혜이며 환자의 생명이 경시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9일 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하고 수사특례와 형사특례 규정을 포함한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희승 민주당 의원,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발의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혔다. 사진은 2024년 3월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종합병원 환자./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중대과실이 아니면 공소를 제한하는 법안에 환자들은 생명이 경시될 수 있는 위헌적 법안이라며 반발했다. 9일 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사고 수사특례와 형사특례 규정을 포함한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희승 민주당 의원,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발의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혔다.

김윤 의원 법안은 필수의료행위 관련 의료사고로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발생한 경우 의료인이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 전액을 지급하거나 의료사고 손해배상 책임보험을 통해 보상이 이뤄지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특례를 규정했다. 이 같은 조건에 부합하면 의료사고로 죽거나 중상해를 입어도 검사의 공소 제기가 불가능해 환자와 가족의 진실 규명이 어려워진다는 비판이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인간 기본권 중 최상위 가치인 ‘생명권’을 박탈하는 사망 의료사고에서 있어, 중대 과실이 없고 손해배상금 전액을 지급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고소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피해자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며 "의료사고 예방을 위한 환자 안전 노력을 저해할 수 있고, 환자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를 조장할 우려가 커 결코 허용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그는 "2009년 헌법재판소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상 책임보험에 가입한 경우 교통사고 피해자가 중상해를 당한 경우까지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규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전례를 고려하면, 중상해보다 법익 침해가 큰 ‘사망’은 당연히 위헌으로 결정될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방관·경찰·군인 등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공익적 업무 종사자들에게 허용하지 않은 검사의 공소제기 불가 특례를 의료인에게만 부여하는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다.

법안들이 검사의 공소제기 불가 특례 등을 적용하는 필수의료행위 범위도 과도하게 넓혀 환자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 법안은 필수의료행위를 중증·소아·응급·분만·외상 등 국민 생명과 신체에 중대 위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의료행위 중 지체없이 의료적 개입이 필요하거나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것을 말한다'로 규정했다. 한 의원과 박 의원 안은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행위와 중증질환·심혈관·뇌혈관·분만·소아 등 생명과 신체에 중대 위해가 발생할 수 있거나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으로 명시했다.

이에 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계가 주장한 과도한 사법리스크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이상, 수사특례와 형사특례 적용 범위를 난이도 높은 고위험 기피과,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공익적 목적 이외 범위까지 확대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수용되기 어렵다"며 '응급, 외상, 분만, 중증소아'로 필수의료 범위를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수사특례와 형사특례는 환자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하위법령이 아닌 의료분쟁조정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을 의료사고의 중대한 과실 관련 여부로 하면 안 되고, 의료사고의 업무상과실 및 인과관계 관련 유무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9년 양산부산대병원 수용 거부로 사망한 동희(당시 5세) 어머니 김소희 씨는 "병원에 왜 이렇게 된 건지 물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법대로 하란 말이었다. 고통 속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들이 왜 죽어야 했는지에 대한 진실 규명이었다"며 "의료사고 피해자는 정보 비대칭성과 비전문성으로 약자인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형사고소까지 할 수 없다면 피해자는 억울함을 풀 길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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