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해인 기자]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김건희 여사의 핵심 혐의 유죄 입증에 잇따라 실패했다. 법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공천개입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하면서 1심 단계지만 사실상 참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8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1년8개월과 추징금 1281만5000원을 선고했다. 그라프 목걸이 1개 몰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의 3개 혐의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및 명태균 여론조사 및 공천개입(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지난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자금을 댄 '전주'로 가담했으며,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주범들과 사전에 가격을 정해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약 8억1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시세조종 행위에 대한 인식 가능성만으로는 공동정범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방조 혐의로 볼 여지는 남겨뒀으나 특검팀은 이는 공소 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
또 특검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서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대가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혐의로도 김 여사를 기소했다. 김 여사가 2022년 재보궐선거와 이후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명 씨에게서 약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제공받았다고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명 씨의 여론조사가 윤석열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제공된 것이 아니며,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이 약속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유죄 선고는 알선수재 혐의 일부에 그쳤다. 재판부는 지난 2022년 4월 7일자 샤넬 가방 수수는 무죄, 같은해 7월 5일자 샤넬 가방 수수와 7월 29일자 그라프 목걸이 수수는 각각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가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고 질타했지만, 특검팀이 공소제기한 핵심 의혹 상당수는 1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반년간 대대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핵심 혐의 입증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100억원이 넘는 예산과 특활비를 쓴 특검팀으로서는 참담한 결과다. 특검팀은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12월 수사 종료까지 배정된 예산 90억6000만원과 특활비 14억1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공소유지 기간인 올해 1~6월은 예산 68억3302만원, 특활비 3억4776만원 등이 더 소요될 것으로 추계했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결심공판에서 김 여사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8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구형량의 1/10 수준의 양형이 나온 셈이다. 특검팀은 선고 직후 "법리적으로는 물론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다"며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