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일당 서로 증인 세운다…추징보전 해제 요구도
  • 설상미 기자
  • 입력: 2026.01.23 17:15 / 수정: 2026.01.23 17:15
3월 13일 항소심 정식 재판
배임 성립·공모 여부 재다툼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 특혜 의혹을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왼쪽부터)가 2022년 11월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더팩트DB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 특혜 의혹을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왼쪽부터)가 2022년 11월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기소된 민간업자 5인방이 항소심에서 배임죄 등 혐의 여부를 다시 다투기 위해 서로 증인으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1심에서 서로 엇갈린 진술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6-3부(이예슬 정재오 최은정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업무상 배임, 뇌물, 범죄수익 은닉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등 피고인 5명에 대한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 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으나, 이날 민간업자 5인 모두 출석했다.

이들은 1심에서 배임죄 성립과 공모 구조에 대한 심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증인신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핵심 인물들의 진술이 재판 과정에서 달라졌거나 번복된 점을 지적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다시 따져보기 위해 항소심에서 서로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유 전 본부장은 "피고인 남욱의 증언을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어 증인신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들에 대해서도 "1심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추가 증인신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씨 변호인은 "최근에 언론보도에 피고인 남욱, 정영학, 정민용 피고인의 진술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증인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 측 변호인은 1심에서 배임 혐의 심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남 씨 측 변호인은" 독자적으로 기소된 뇌물, 횡령 등에 대해서는 피고인 유동규, 정민용을 증인으로 신문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정 회계사 측 변호인 역시 "유동규 진술은 진실과 거리가 있다"라며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예고했다.

정 변호사 측 변호인은 "피고인 남욱, 정영학, 김만배과는 공모 여부에 관해서 저희가 미진하게 물어보거나 답변이 불충변했던 부분에 대해 확인하고 싶은 게 있다"고 했다. 또 "피고인 유동규에 대해서는 1심에서 물어보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묻고자 증인 신청을 하겠다"고 했다.

또 변호인들은 항소심에서 검찰이 추징보전을 알아서 해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씨 측 변호인과 남 변호사 측 변호인은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만큼 추징보전이 실효됐기 때문에 별도의 신청 없이도 검찰이 알아서 추징보전을 해제해야한다"고 밝혔다. 추징보전의 근거가 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후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확정된 만큼, 검찰이 추징보전 조치도 해제해야한다는 주장이다.

◆'항소 포기 논란' 검찰 "특별한 의견 없다"

이날 민간업자들은 유 전 본부장을 제외하고 국내 대형 로펌을 선임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광장, 화우, LKB평산 등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 10여 명이 피고인들과 함께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했다.

그러나 피고인석 맞은편 검찰 측에는 윤춘구 부장검사 홀로 나왔다. 윤 부장검사는 50분의 재판동안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변호인 측의 추징보전 해제 요구 등에도 "특별히 의견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1심은 유 전 본부장이 민간업자들을 대장동 사업시행자로 사실상 내정하며 특혜를 줬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점도 인정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김 씨에게 징역 8년과 추징금 428억 원을 선고했다. 유 전 본부장에게는 징역 8년과 벌금 4억 원, 추징금 8억1000만 원을 선고했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각각 징역 4년과 5년을 선고받았다. 정 변호사에게는 징역 6년과 벌금 38억 원, 추징금 37억2200만 원 납부를 명령했다. 이들의 추징금 총액은 473억3200만 원이다.

또 1심은 이들에게 도망 염려가 있다고 보고 전원을 법정 구속했다. 이들 5명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대검 수뇌부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압박에 항소 포기를 지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은 2014년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비밀을 이용해 총 7886억 원의 부당이익을 거둔 혐의로 기소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적용됐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만 항소할 경우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1심 선고형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는 1심에서 인정되지 않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등은 다투기 어렵게 됐다. 또 473억3200만 원을 초과해 추징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재판부는 오는 3월 13일 첫 정식 재판을 열 예정이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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