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명주 기자] 김경 서울시의원에게 '공천헌금' 명목으로 1억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경찰에 출석, 21시간 밤샘 조사를 받았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20일 오전 9시께부터 21일 새벽 2시께까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강 의원을 불러 조사했다. 강 의원은 신문을 마친 뒤 약 4시간동안 조서를 열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5시53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온 강 의원은 "성실하게 사실대로 최선을 다해서 조사에 임했다"며 "이런 일로 국민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 남아있는 수사에도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사실대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1억원을 전세자금으로 쓴 것이 맞는지', '공천됐는데 돈은 왜 돌려준 건지', '대질 조사에 응할 생각이 있는지', '보좌관을 시켜서 돈을 옮겼는지' 등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강 의원은 전날 오전 8시56분께 경찰에 출석하면서 "저는 제 삶에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을 지키며 살아왔다"며 사실상 혐의를 부인했다.
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 보좌관 남모 씨를 통해 김 의원에게 공천 대가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11일 강 의원 자택과 국회 사무실, 김 의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PC 등을 확보했다. 강 의원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찰에 본인의 휴대전화인 최신형 아이폰을 제출했다. 그러나 비밀번호는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 의원 아이폰 잠금 해제를 시도하고 있다. 최신형 아이폰은 포렌식이 불가능하다.
경찰은 그간 김 의원과 남 씨를 3차례씩 불러 조사했다. 김 의원은 경찰에서 남 씨가 공천헌금을 먼저 제안하며 1장을 언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이 1장을 1000만원으로 짐작하자 남 씨가 1억원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또한 2021년 말 용산의 한 호텔에서 남 씨와 강 의원을 만나 1억원을 건넸고 2022년 지방선거 이후 돌려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남 씨는 "돈을 요구한 적 없다"며 김 의원 주장을 부인했다고 한다. 강 의원과 김 의원을 함께 만난 사실은 있으나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왔고, 강 의원이 '물건을 차량에 옮기라'고 지시해 따랐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남 씨는 강 의원이 1억원을 전셋집 구하는 자금으로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의원과 남 씨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지난 18일 대질조사를 하려 했지만 김 의원 거부로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질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만큼 경찰은 객관적 증거 수집에 주력할 전망이다.
경찰은 확보한 진술과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가 조사 등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강 의원과 김 의원, 남 씨 등에 대한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강 의원은 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인 김병기 의원과 해당 '공천헌금' 문제를 상의하는 내용의 녹취가 공개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022년 4월21일 강 의원과 만나 "1억, 그 돈을 갖다 받은걸 사무국장(남 씨)이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이냐, 어떻게 하다가 그러셨냐"고 물었다. 강 의원은 "그렇죠,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죠"라고 답했다.
강 의원은 의혹이 제기된 뒤 "현금 전달 사실을 인지한 즉시 반환을 지시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