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휴대폰 왜 부쉈나" 이종호 "팔아도 제값 못 받아서"
  • 설상미 기자
  • 입력: 2026.01.19 15:55 / 수정: 2026.01.19 15:57
특검 기소 증거인멸교사 재판
검찰 "상식에 부합되지 않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해 11월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샘빌딩에 마련된 순직 해병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로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해 11월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샘빌딩에 마련된 순직 해병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로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채상병 순직 사건의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증거 인멸 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특검과 이 전 대표 측은 폐기된 휴대폰을 두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피고인 측은 휴대폰을 굳이 부순 이유를 놓고 "팔아도 제값을 못받는다고 해서"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19일 이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잠원한강공원에서 휴대전화를 밟아 폐기하려 한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휴대전화 처리 경위를 두고 양측은 정면으로 맞섰다.

이 전 대표 측은 특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 당시 자택에 있던 휴대전화를 4~5시간가량 포렌식을 진행한 뒤 "증거 가치가 없다"며 돌려줬다는 입장이다. 특검이 인멸된 증거로 보고 있는 갤럭시 기기 역시 돌려받은 기기에 포함됐고,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일부 정보만 옮긴 뒤 오래된 기기라 폐기했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라며 "갤럭시 기기는 증거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해당 전화기는 과거 피고인의 배우자가 사용했던 전화기로, 압수수색 당시 증거 가치가 없다고 돌려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예전에 가족들이 쓰던 전화기가 4대 정도 있었는데, 압수수색하면서 4~5시간 포렌식을 했다"며 "증거가치가 없다고 해서 4대를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이명현 특별검사팀(채상병 특검)은 이 전 대표 측의 주장이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특검은 수사 당시 피고인의 자택과 차량에서 유의미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추가 증거 은닉 가능성을 염두하고 미행까지 진행하던 상황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검은 "피고인의 자택과 차량에서 유의미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딘가에 (증거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행을 하는 과정이었다"라며 "휴대폰을 돌려줬다는 주장이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핵심 인물의 자택에서 휴대전화를 확인하고도 압수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문제가 된 휴대폰은 당시 수사관들이 이 전 대표를 미행하던 중 부수는 장면을 포착했다.

특검은 "이종호가 과거 사용했던 갤럭시 휴대전화가 중요 증거로 사용될 것을 우려해 2025년 7월 15일 차모 씨와 함께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찾아 갤럭시 기기에 저장돼 있던 일부 정보를 갤럭시 S25로 옮긴 뒤, 한강공원 주차장에서 차 씨에게 휴대전화를 파손해 버리라고 지시했다"며 "차 씨 역시 해당 휴대전화가 특검 수사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수차례 밟아 파손한 뒤 한강공원 농구장 인근 휴지통에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는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 측에 '의미없는 휴대폰인데 손괴한 이유가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당일날 (센터에서 휴대폰 정보를) 옮기고 후배한테 전화기를 매매하라고 했는데, 10년 넘은 전화기라 가격을 못 받는다고 해서 (차에) 내려서 버렸다"라며 "그때 전화기를 버리니깐 후배가 발로 밟아서 버렸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가 압수수색을 당할 당시 휴대폰 포렌식을 진행한 특검 관계자를 다음 공판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건희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알려진 이 전 대표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명하기 위해 김 여사를 접촉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지난해 7월 15일 서울 서초구 잠원한강공원에서 측근에게 휴대전화 파손·폐기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특검팀은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표에 대해 벌금 500만 원,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차 씨를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했으나,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이 사건을 서면 심리만으로 처리할 만큼 가볍지 않다고 보고 정식 재판에 회부한 것으로 보인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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