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김건희 여사에게 1억 원대 이우환 화백 그림을 건네며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의 '정치 결심 시기'를 직접 물으며 그림 전달 시점과의 연관성 여부를 짚었다. 선고기일은 내달 9일이다.
특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김 전 부장검사의 결심공판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 및 추징금 41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지난해 10월 2일 특검이 김 전 부장검사를 구속 상태로 기소한 지 약 106일 만이다.
특검은 지난 2024년 4월 총선 당시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경선에 도전했던 김 전 부장검사가 공천 등 청탁을 명목으로 그림을 김 여사에게 선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공천 심사에서 탈락했지만, 약 4개월 뒤인 같은 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됐다. 특검은 김 여사 측이 그림 대가로 김 전 부장검사의 공천과 국정원 법률특보 임명에 관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23년 2월 이듬해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 측에 1억 4000만 원대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그림은 특검이 지난 7월 김 여사의 친오빠 김진우 씨의 장모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발견됐다. 이외에도 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사업가 박모 씨에게 선거용 차량 대여비를 대납받은 혐의도 있다.
이날 김 전 부장검사는 20분가량 이어진 최후진술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김진우 씨의 부탁으로 그림을 중개했을 뿐, 청탁은 없었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지고, 또 남에게 부탁할 만한 일이 아님에도 부탁해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라며 "'그림 중개' 역시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사였다는 점에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우환 화백의 그림이 '위작'이므로 가액을 1억 4000만 원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고, 실질 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해 100만 원 미만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100만 원 미만일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
이어 김 전 부장검사는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23년 대검 과장이었는데, 해당 보직은 정권 내내 승승장구할 수밖에 없는 '꽃보직'"이라며 "그 보직을 받은 지 5~6개월도 안 된 상황에서 대통령도 아닌 김 여사를 찾아가 '내년에 있을 국회의원 공천을 신경써 달라'며 그림을 준다는 자체가 상식상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놓고도 "검사직을 그만두고 국회에 가서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서 정치자금법으로 수사를 받거나 처벌된다는 건 사망 선고"라며 "만약에 정치자금을 받을 생각이었으면 이런 방식(차량 대여비 대납)으로 했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부는 최후진술이 끝난 후 김 전 부장검사에게 '정치할 생각을 구체적으로 한 시점'을 유일하게 물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23년 11월 말부터 사표를 제출한 12월 초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23년 9월 말 김 전 부장검사는 선거를 앞두고 현직 부장검사 신분임에도 경남 창원 지역 주민들에게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추석 명절 문자메시지를 보내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