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교수제도 고려 없이 '허위경력' 단정… 법원 "면직 취소해야"
  • 설상미 기자
  • 입력: 2026.01.18 09:00 / 수정: 2026.01.18 09:00
외국 대학 교원 경력 '전임교원' 적어 임용
"한국 교수제도와 구조적 차이…부정 아냐"
교수 임용 과정에서 경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이유로 내려진 사립대학 교수 면직 처분을 취소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서울 가정법원
교수 임용 과정에서 경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이유로 내려진 사립대학 교수 면직 처분을 취소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서울 가정법원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해외 대학 교수 경력을 국내 전임교원 기준에 맞춰 허위로 판단해 사립대 교수를 면직한 처분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해외 교수제도의 구조적 차이에도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면직한 학교 측 책임을 지적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12일 학교법인 A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심사위)를 상대로 제기한 면직 처분 취소 결정 불복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B 씨는 학교법인 A가 진행한 전임교원 채용에 지원해 임용된 교수다. B 씨는 임용 당시 독일 등 해외 대학에서 하빌리탄트(Habilitant), 프리바트도첸트(Privatdozent), 호노라프로페서(Honoraprofessor) 등의 지위를 수행한 경력을 '전임교원' 경력으로 기재했다.

이후 학교법인 A는 2023년 8월 B씨가 외국 대학에서 전임교원으로 재직한 사실이 없는데도 경력을 허위로 기재해 부정한 방법으로 임용됐다며 면직 처분을 내렸다.

이에 B 씨는 그로부터 한달 후 면직이 부당하다며 심사위에 소청을 제기했다.

이후 심사위는 B 씨가 밟아온 과정이 "교원으로서 학문적 성취나 권한 등이 우리나라의 조교수 및 부교수에 미치지 못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라며 "채용공고에서 경력을 구분하는 기준이나 개념에 대해 정의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의 경력에 대한 가이드라인조차 마련하고 있지 않다"라며 면직 처분을 취소했다.

학교법인 A는 이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심사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B 씨가 해외 대학에서 수행한 하빌리탄트, 프리바트도첸트, 호노라프로페서 경력을 국내 전임교원 경력에 준해 기재한 것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용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독일 등 해외 교수제도는 우리나라의 조교수·부교수 체계와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어 경력의 성격을 일률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며 "해당 교수가 자신의 연구·교육 경력을 사실대로 기재했고, 이를 국내 기준에 맞춰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는 평가자와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학교 측이 채용 공고에서 해외 경력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고, 임용 및 재임용 과정에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허위 기재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사립학교법상 면직 사유와 관련해 "이 사건은 '인사기록 허위 기재'보다는 '부정한 방법으로 임용됐는지' 여부가 쟁점"이라며 "해당 교수의 임용을 부정으로 단정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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