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설상미·선은양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후진술에서 12·3 계엄 당시 국회로 모여든 인파를 '체제 전복 세력'으로 규정했다. 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간첩 세력과 손잡고 국정을 마비시켰다며 계엄 선포의 책임을 당시 야당에 돌렸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결심 공판에서 약 90분간 최후진술을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은 "변호인이 계엄 선포 당일 밤에 국회 마당에 모여든 인파가 준비한 '계엄 반대', '계엄 해제' 피켓을 보여줬다"라며 "거대 야당과 체제 전복 세력들이 헌정 붕괴와 국정 마비의 한계 상황까지 몰고 가면서 계엄 선포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유도하고 탄핵과 내란몰이를 기획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윤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시민들이 계엄 사실을 사전에 알고 피켓을 준비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김지미 변호사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계엄 이후 국회 앞에서 사용할 피켓을 미리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간첩 등 반국가세력과 연계해 국정을 마비시켜 계몽 차원의 '호소용 계엄'이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반국가 세력, 체제 전복 세력과 연계해 거짓 선동으로 여론을 조작하고 국민과 정부 사이를 이간질했다"라며 "반헌법적인 국회 독재를 벌이고 헌정을 붕괴시키고 국경을 마비시켜 나라가 한국의 위기에 처하도록 했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독립과 헌법 수호의 막중한 책무를 이행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가 비상 사태를 주권자인 국민에게 알리고 호소하고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은 주권자들이 제발 정치와 국정에 관심을 가지고 망국적 패악에 대해 감시와 견제를 해달라는 호소"라며 "많은 국민과 청년들에게 계엄은 나라의 심각한 상황을 깨우치게 해준 계몽령이 됐으며, 이는 국가 위기 상황에서 불가피한 대통령의 헌법상 결단이었다"고 강조했다.
전날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특검은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무장 군입 난입과 언론사 단전·단수 시도 등 우리 헌정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반국가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 질서 파괴 사건"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등 내란 핵심 인물들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달 19일 오후 3시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