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2027년 이후 의대 정원 논의가 본격화됐다. 정부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입시 일정을 고려해 의대 입학 규모를 결정한다는 목표다. 의사단체는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추계 결과가 부풀려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환자들과 시민사회는 의료 수요를 과소 추계했고 의료계 반발로 추계 결론도 며칠 만에 축소됐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6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2차 회의가 열렸다. 이날 보정심 위원들은 추계위의 의사 인력 추계 결과를 보고 받고 이를 기반으로 논의에 착수했다. 이르면 이달 2027학년도 의대 입시 정원 규모를 확정한다. 입시 일정 상 2월 초 전에 결론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
추계위는 지난달 30일 회의를 열고 2040년 의사 인력 부족 수를 5704∼1만1136명으로 추산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앞선 8일 회의에서 중간 발표한 최대 1만8739명 부족 규모보다 줄어든 수치다. 최대 의사 부족 수가 줄어든 것은 추계위원 과반인 15명 중 8명이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 추천 인물들인데, 마지막 회의에서 과반 추계위원이 선호하는 모형만 최종 결과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의료계 추천 위원들이 기존에 반대해온 '1만8739명 부족' 결과가 나온 모델이 제외됐다.
환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의사 부족 최대 규모가 마지막 회의에서 줄어든 점과 2024년 의료대란 시기를 의료이용량 기준으로 삼은 것이 부적절하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보정심 위원인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료대란 시기였던 2024년을 ‘정원 결정의 하한선’ 기준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2024년은 전공의 이탈과 의료공백으로 의료 이용이 억눌렸던 시기인 만큼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의료 수요가 과소 추계된다는 주장이다. 추계위는 인구구조 반영방식(조성법)을 통해 2024년 기준 성·연령(5세)별 1인당 의료이용량 수준이 앞으로도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의료이용량을 산출했다.
또한 의사 부족 최대 규모가 3주만에 1만8700여명에서 1만1100여명으로 축소된 결론과 과정의 적절성도 보정심에서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의대 증원 필요 결과에 대해 의료계는 근거와 과정이 부적절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이날 "의사 인력 수급 추계는 인구구조 변화, 질병구조 및 의료이용 행태, 의료기술 발전, 지역·전문과 편차, 전달체계 및 근무형태 변화 등 다양한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영역"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추계위원회 발표는 이러한 복잡성을 충분히 반영하기보다 단일 숫자 중심으로 단순화해 제시했고 추계에 적용된 전제와 가정, 자료의 범위, 모형과 산출 과정이 충분히 공개·검증되지 않아 결과의 신뢰성과 재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고 반발했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했을 당시 집단 사직 등으로 반발했던 전공의들도 이번 추계 결과가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등 생산성 향상을 배제해 공급 역량을 저평가한 통계 왜곡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국민 여론은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90%에 이른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2023년 12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16명(표본오차 95%·신뢰수준 ±3.1%포인트)에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3%가 의대정원 확대에 찬성했다. 지난해 7월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10명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병원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91.8%였다.
lovehop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