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할 예정이다. 다만 이 전 총장이 실제 출석 요구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전날까지 불출석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 이 전 총장을 김 여사 디올백 사건 수사 무마 의혹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 전 총장에게 김 여사 수사 지휘 과정에 검찰의 직무유기나 부당한 외압 등이 있었는지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장은 지난해 김 여사 디올백 의혹 무혐의 처분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이 전 총장은 지난해 5월2일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수사를 위해 중앙지검에 전담팀 구성을 지시했다. 12일 뒤 법무부는 인사 시점이 아닌데도 갑작스럽게 송경호 지검장을 비롯한 1~4차장검사 등 중앙지검 지휘라인과 이 전 총장 대검 참모진을 모두 교체했다.
이 전 총장은 인사 이튿날 출근길에 '검찰 인사가 사전에 충분히 조율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뒤 이른바 '7초 침묵'으로 주목받았다. 법조계에서는 이 전 총장이 인사 과정에서 배제당하자 무언의 항의를 했다고 해석했다. 실제 이 전 총장은 당시 인사에 반대했으나 박성재 전 장관이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공소장에 명시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발언은 당시 이 전 총장의 상황을 알려준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 인사 이후 박 전 장관에 보낸 메시지에서 "검사장급 인사가 전광석화처럼 이루어졌고, 역대급이었다보니 말들이 엄청 많습니다. 인사 배경 관련 용산이 4월 말이나 5월 초에 총장의 업무실적, 능력, 자기정치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용퇴를 요구했으나, 총장이 거부하고 개기기로 하면서…“라고 밝혔다。
결국 새로 구성된 수사팀은 작년 7월 김 여사를 소환하는 대신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방문 조사했는데, 이 사실은 조사가 시작된 지 약 10시간만에 이 전 총장에게 보고됐다.
이는 '총장 패싱' 논란을 낳으며 대검과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지휘한 수사팀 간 갈등 구도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도 했다.
수사팀은 이 전 총장이 퇴임한 이후인 작년 10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디올백 수수 의혹 사건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이 전 총장은 전날까지 특검팀에 불출석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창수 전 지검장이 22일 출석에 불응하고 특검팀이 재통보한 26일에도 조사에 응할지 불투명한 상태다.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할 때 수사 실무를 담당한 현직검사 A 씨도 23일 출석에 불응했다. 의혹의 당사자들이 모두 입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전 총장이 나설지는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