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 김건희 특검, 김기현 수사 속도전…로저비비에 '대가성' 관건
  • 정인지 기자
  • 입력: 2025.12.18 13:37 / 수정: 2025.12.18 13:37
전날 자택·의원실·국회사무처 압수수색
수사기간 D-10…김기현 대면 조사 임박
방일을 마친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2023년 3월17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귀국해 마중 나온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악수를 하고 있다. /성남=남윤호 기자
방일을 마친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2023년 3월17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귀국해 마중 나온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악수를 하고 있다. /성남=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수사기간 종료를 앞둔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로저비비에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휴대전화와 출입기록 등을 바탕으로 대가성 여부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전날 김 의원 자택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의원실), 국회 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3곳에 걸쳐 진행된 압수수색은 약 8시간 만인 전날 오후 3시45분께 모두 종료됐다.

자택에선 김 의원과 배우자 이모 씨의 휴대전화가 1대씩 압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실에서는 별도의 압수물이 나오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 씨가 김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가방을 선물한 당일 김 의원 사무실을 방문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에서는 지난 2023년 3월17일 이 씨의 차량 출입 기록을 압수했다. 이는 특검팀이 이 씨가 김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손가방)을 선물한 것으로 특정한 날짜다.

또 특검팀은 김 여사가 받은 로저비비에 가방의 금액 일부가 김 의원 계좌를 통해 결제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의 절반은 상품권과 백화점 포인트로 결제됐다고 한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3월17일 김 의원이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만난 만큼 가방을 김 의원이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가방 수수자(김 여사)와 가방 구매자가 가방의 구체적인 전달일시와 장소, 실제 전달자 등에 대해 조사과정에서 일절 진술하지 않아 불가피하게 최소한의 범위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 특검팀 출석 통보에 응하지 않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우편으로 출석 요구서를 보냈으나 폐문 부재로 송달되지 않았다"며 "본인과 보좌진도 특검팀의 어떤 연락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김 의원도 압수수색 현장에서 특검팀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기현 국민의힘 사무실에 김건희 여사의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압수수색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기현 국민의힘 사무실에 김건희 여사의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압수수색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6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위치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자택을 압수수색하던 중 프랑스제 명품가방 로저비비에를 발견했다. 가방에는 이 씨가 '당선을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취지로 작성한 메모도 함께 발견됐다. 현장에 있던 '구매 이력서'에도 이 씨의 이름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 의원과 김 여사 모두 지난 2023년 3월 김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로 당선된 직후 이 씨가 김 여사에게 손가방을 선물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양측 모두 '의례적 차원이었다'며 대가성 의혹을 부인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지난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측에 신도들을 당원으로 가입시켜 권성동 의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권 의원이 출마하지 않자 김 의원을 지지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청탁의 대가로 가방이 전달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김건희 여사의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의원의 성동구 자택, 의원실에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김건희 여사의 '로저비비에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의원의 성동구 자택, 의원실에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뉴시스

특검팀은 지난달 20일 로저비비에 총판과 현대백화점을 압수수색해 가방 구입 경위가 담긴 자료를 확보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김 의원 배우자 이 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8시간 가량 조사했다.

조사 당시 이 씨 측 관계자는 가방에 대해 "감사 선물인데, 사회적 예의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와의 관계를 언급하자 "매우 친밀한 관계는 아니지만, 몰랐다는 것도 말도 안 된다"며 "당대표 부인과 영부인 (사이) 그 정도"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선물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제안했는지 묻자 "그렇게 했겠느냐"며 "김 의원은 (가방 전달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이날 날짜를 정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인 김 의원에게 출석을 통보할 계획이다. 특검팀 수사기간은 오는 28일 끝난다. 대면 조사가 가능한 날짜는 열흘 남짓이다.

특검팀은 지난 5일 이 씨, 11일 김 여사를 불러 조사했다. 김 의원 대면조사만 남은 상황이다. 시간이 얼마 없는 특검팀이 김 의원이 계속 출석에 불응할 경우 강제 조사할 지, 조사 없이 재판에 넘길지 주목된다.

inj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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