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오는 28일 수사를 최종 마무리한다. 특검팀은 지난 7월 2일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150일의 수사 기간을 모두 채우고 난 뒤 내달 1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주 안에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다면 사건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인계된다.
◆'수사외압' 윤석열·이종섭 '업무상과실치사' 임성근 등 17명 기소
특검팀은 지난 10일 특검법에 수사대상 1호로 명시된 채상병 사망사건 관련 피의자들을 처음으로 재판에 넘겼다. 출범 이후 131일 만, 2023년 7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약 2년 4개월 만의 첫 기소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군형법상 명령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와 함께 박상현 당시 제2신속기동부대장(전 해병대 7여단장)과 당시 포병여단 소속이었던 최진규 전 포11대대장, 이용민 전 포7대대장, 장모 포7대대 본부중대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이후 특검팀은 출범 142일 만인 21일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함해 핵심 피의자 12명을 한꺼번에 불구속기소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용서류무효 등 혐의가 적용됐다. 다른 피의자들은 직권남용 및 공무상비밀누설, 직권남용감금, 모해위증,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허위공문서 작성·허위 작성 공문서 행사, 공전자기록 위작·위작 공전자기록 등 행사 등 혐의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은 이튿날인 31일 대통령실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 피의자로 특정한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 한 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결과를 바꾸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회의 이후 이 전 장관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통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해병대 수사단의 사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 하지만 박 대령이 상부 지시를 따르지 않자 박 대령을 보직해임하고 항명 혐의로 입건하도록 지시했다.

◆ '채상병 사건 피의자' 이종섭 호주대사 범인도피 의혹 곧 처분
특검팀은 조만간 '이종섭 호주대사 범인도피 의혹' 관련 처분 결과도 발표한다. 이 전 장관은 해당 의혹의 참고인이다. 기소 대상자로는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당시 대통령실과 법무부, 외교부 관계자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박진·조태열 당시 외교부 장관과 김홍균 전 외교1차관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과 이노공·심우정 전 법무차관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적격 판정'을 내렸던 박행열 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장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등이 특검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채상병 수사 외압 사건 핵심 피의자로 입건됐지만, 출국금지 상태이던 같은달 4일 호주대사에 임명됐다. 법무부는 나흘 뒤엔 같은달 7일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고, 이 전 장관은 임명 7일 만에 돌연 출국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그를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의혹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같은달 28일 방산협력 공관장 회의 참석 명분으로 귀국했고, 29일 사임했다.
특검팀은 이원모 전 비서관이 2023년 12월 7일 외교부에 전화해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절차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파악했다. 외교부는 이튿날인 8일 이 전 장관에게 내정 사실을 알리고 인사 검증 절차에 들어갔다.
◆ 공수처·인권위 수사외압 및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도 남아
특검팀 출범 전까지 채상병 사건을 수사하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의로 수사를 지연했다는 의혹도 남아있다.
특검팀은 당시 부장검사로 근무하며 공수처장과 차장 직무대행직을 수행한 김선규 전 수사1부장과 송창진 전 수사2부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4월 총선 전 채상병 사건의 관련자 조사를 막으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고, 송 전 부장검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방해했다는 의혹 등을 받는다.
국가인권위는 당시 항명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대령의 긴급구제 및 제3자진정을 부당하게 기각한 의혹을 받는다. 2023년 8월 김용원 인권위 군인권보호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이후 긴급구제를 기각하고, 지난해 1월 진정 사건을 전원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기각해 절차상 위법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채상병 사건 혐의자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제외되는 과정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다는 '구명로비 의혹'은 아직까지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을 수사선상에서 제외하기 위해 김 여사에게 구명을 부탁했고,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에게 이를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개신교계 구명로비 의혹'을 받는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과 한기붕 전 극동방송 사장은 공판 전 증인신문을 앞두고 있지만 출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 목사는 지난 16일 서울 소재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수술을 받고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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