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윤석열, 계엄 말리자 돌이킬 수 없다고 해"
  • 선은양 기자
  • 입력: 2025.11.17 17:04 / 수정: 2025.11.17 17:04
한덕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재판
최상목 "몸 던져 말렸어야…국민께 송구"
추경호 증언 거부…재판부 "부총리도 하신 분"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말렸지만 윤 전 대통령이 준비가 다 되어있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최 전 부총리가 지난해 4월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하고 있다./박헌우 기자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말렸지만 윤 전 대통령이 "준비가 다 되어있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최 전 부총리가 지난해 4월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하고 있다./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말렸지만 "준비가 다 되어있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17일 오전 10시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최 전 부총리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전 부총리는 지난해 12월3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한 전 총리의 권유로 윤 전 대통령의 집무실로 들어가 계엄 선포를 만류했다고 증언했다.

특검팀이 '집무실에서 윤 전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고 묻자 "대통령께 '어떤 이유로도 계엄은 절대 안 된다. 우리나라 대외신인도가 땅에 떨어지고 경제가 무너진다'고 말씀드렸고, 윤 전 대통령이 '준비가 다 되어있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한 전 총리도 반대 의사를 표시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최 전 부총리는 "저 당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 전 부총리는 "저는 선포 20분 전쯤에 도착했고, 총리께선 먼저 와 계셨다"며 "제가 있는 동안 그런 기억은 없지만, '나도 여러 번 반대했다'고 (한 전 총리가)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한 전 총리에게 "왜 반대 안 했느냐. 50년 공직 생활 이렇게 마무리하려 했느냐"는 발언을 한 경위를 두고는 "(한 전 총리가) 반대를 안 했다는 걸 강조한 게 아니고, 더 반대해야 하지 않느냐, 더 만류해 봐야 하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한 전 총리는 재판부가 "계엄을 반대했다고 했는데 비상계엄 선포 사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상식적으로 비상계엄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12·3 비상계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계엄은 잘못됐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조금 더 강하게 몸이라도 던져야 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오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추 전 원내대표는 "관련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황"이라며 증언을 거부했다.

법정에서 증언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148조에 따라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취지다.

추 전 원내대표는 특검팀 질문에 모두 "앞서 말한 취지로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답했다. 추 전 원내대표의 증언 거부로 증인신문은 20분 만에 종료했다.

재판부는 "재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진행되고, 증언 거부 대상이 된다고 생각해 허용했다"며 "다만 증언 거부는 본인의 권리이지만, 부총리도 하셨고, 원내대표도 하신 적이 있다. 그런 걸 떠나서 당당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없느냐"고 묻자 추 전 원내대표는 "특별히 할 말 없다"고 답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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