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윤석열 부부 정신적으로 이끌어" 청탁 브로커 증언
  • 선은양 기자
  • 입력: 2025.11.11 22:23 / 수정: 2025.11.11 22:23
건진법사에 인사 청탁 전달한 브로커 김모 씨 출석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강석훈 교수(전 새누리당 국회의원)를 경제수석으로 쓰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전 씨가 지난 5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2차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 남부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더팩트 DB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강석훈 교수(전 새누리당 국회의원)를 경제수석으로 쓰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전 씨가 지난 5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2차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 남부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더팩트 DB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오랫동안 정신적으로 이끌어준 인물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전 씨에게 박창욱 경북도의원과 박현국 봉화군수의 공천을 부탁한 인물로 지목된 브로커 김 모 씨는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전성배 씨의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이날 특검팀이 "전 씨가 2022년 4월2일 김 여사에게 '강석훈 교수가 실력도 있고 충성심도 있어. 경제수석 경험도 있으니 경제수석으로 쓰면 좋을 거야' 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을 아느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이어 전 씨가 같은날 강 교수를 김 여사에게 추천했다고 말했고, 김 씨는 전 씨에게 '네, 문안드리라고 하겠습니다. 순진한 놈 싫어하고 똘똘한 놈 좋아한다고 단단히 교육했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고 인정했다.

김 씨는 강 전 의원 외에도 공무원이나 금융기관 인사를 부탁한 적이 있다고도 말했다. 이밖에 박 군수와 박 의원의 공천을 부탁했다고도 증언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가 21대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6월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제3투표소로 향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가 21대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6월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제3투표소로 향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김 씨는 이같은 부탁을 전 씨에게 한 이유를 두고 "전 씨가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대통령 부부와 친하기도 하고 공헌도 했다고 생각했다"며 "정신적으로 대통령 부부를 이끌어줬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김 씨에게 "전 씨가 대통령 부부를 정신적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으로 알고 있냐"고 묻자, 김 씨는 전 씨에게 들은 이야기를 언급하며 전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주변에서 조언해 주며 잘 이끌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윤 전 대통령이)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사표를 낸다고 하면서 전 씨에게 상의했는데, (전 씨가) '사표 내지 말라. 거기서 귀인을 만날 것이다'라고 해서 사표를 안 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철수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영입하고 싶다고 했을 때도 (전 씨가) '그렇게 하지 마라. 더 귀인이 올 것이다'라고 윤 전 대통령에게 말했고,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와서 민주당 영입을 하려고 하니 '그것도 하지 말라'고 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그럼 내가 뭘 합니까' 하니, 전 씨가 '대통령을 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 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도 윤 전 대통령이 '황교안보다 내가 낫습니다'고 답하니, 전 씨가 '그러니까 (대통령을) 해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전 씨가 저한테 너무 많이 마음을 줘서 그런 얘기를 듣게 됐다"고 부연했다.

김 여사와 전 씨의 관계를 두고는 "김 여사가 정권 초기에 먼저 전화도 하고,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전 씨에게 들어서 알지만, 대통령 부인(김 여사)이 잠을 잘 자지 못해 정신적으로 약을 먹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달래주고, 김 여사가 발리 같은 데 갈 때도 전 씨에게 전화해 '누굴 조심해야 되느냐' 물었다"며 "사담을 나눌 때 들으면 대통령 부부 내외가 버리지 않는 한 전 씨는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씨는 윤 전 대통령과 전 씨가 멀어진 계기도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이 당선 후 전 씨 부부를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초대했는데 전 씨가 "법당에 올 때는 어디서든지 큰 절을 드리겠다고 하더니 왜 큰 절을 하지 않느냐"고 말해 다툼이 있었다는 것이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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