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인지 기자]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으로 특검팀에 기소된 전·현직 경영진들이 첫 재판에서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3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 이기훈 전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의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세 사람의 변호인들은 각각 피고인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 회장 측은 "공소사실에 대해 전부 무죄를 주장한다"며 "주가 부양을 위해 공모한 사실이 없고, MOU 체결이나 허위 보도자료 배포에 지시·관여하거나 묵인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측도 "삼부토건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부양한 뒤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것을 인식하거나 공모해 가담한 사실이 없고, 일체 이해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표이사로서 폴란드에 가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사실은 있지만, 실제로 사업을 진행할 것을 염두에 두고 수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지시받아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부회장 측은 "삼부토건은 오래전부터 재건 사업을 검토했기 때문에 회의록과 진행 내역이 상세히 남아있다"며 "특검이 전제하고 있는 핵심 사실들은 실제와 다르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주최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서 각종 MOU을 맺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주가를 띄운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하고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7월18일 '도망할 염려'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 지난 8월1일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난 8월26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당시 김 여사의 계좌 관리자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난 2023년 5월 온라인 단체방에서 "삼부 체크"라고 언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단체방은 '멋진 해병'이라는 이름의 단톡방으로 채상병 사건의 수사 외압 의혹을 사주한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들이 참여했다.
삼부토건이 언급된 시기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재건 사업을 논의하던 때였다.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한 후 1000원대였던 삼부토건의 주가는 같은해 7월 5500원까지 치솟았다.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 회장과 이 전 대표, 이 전 부회장, 조남욱 전 회장 등이 이 과정에서 369억 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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