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이른바 '정교유착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재판이 시작됐다. 첫 정식 공판기일은 12월1일로 예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10시10분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 총재와 정원주 전 비서실장 등 4명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은 재판에 출석했다. 한 총재는 휠체어를 타고 법정 안으로 들어왔다. 공동 피고인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은 출석하지 않았다.
법정 앞은 여러 통일교 관계자들이 몰리며 혼란을 빚었다. 통일교 관계자들은 법정 안 방청객석을 모두 채웠고, 입정하지 못한 관계자들은 재판이 끝날 때까지 법정 앞 복도에서 자리를 지켰다.
재판은 사건 기록 열람 등사가 지연돼 특검팀 공소 요지나 변호인 측 의견 없이 공판 계획만 수립한 채 종료했다.
재판부는 효율적인 심리를 위해 증인신문을 주체별로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 특검팀이 모든 증인에 대한 주신문을 먼저 마친 뒤, 이후 해당 증인들을 다시 불러 변호인 측이 반대신문을 하는 방식이다.
이에 한 총재 측 변호인은 "주신문을 한 다음 곧바로 반대신문으로 탄핵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반대했다. 재판부는 "장단점이 있다"며 "(반대신문을 나중에 하면) 숙고를 한 다음 반대신문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내달 18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고 12월1일 첫 정식 재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 총재는 정 전 비서실장,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지난 2022년 1월께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3~4월 통일교 단체 자금 1억4400만 원을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도 있다.
한 총재에게는 지난 2022년 7월께 2차례에 걸쳐 김건희 여사에게 1200만 원대 샤넬 가방과 622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제공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도 적용됐다.
다만 같은 해 4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800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김 여사에게 제공한 행위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시 공무원 신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혐의에서 제외됐다.
또 한 총재는 지난 2022년 10월께 권 의원에게서 카지노 원정 도박 수사 정보를 얻고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교사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김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10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를 구속기소, 정 전 비서실장은 불구속기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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