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정점' 한학자 구속…윤 정부 '정교유착' 의혹 수사 확산일로
  • 정채영 기자
  • 입력: 2025.09.23 06:40 / 수정: 2025.09.23 06:40
법원 "증거 인멸 우려" 영장
정당법 위반 혐의 수사 본격화
윤 부부 관여 여부도 규명 대상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휠체어를 탄 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휠체어를 탄 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까지 구속하면서 '정교유착' 의혹 실체 규명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시30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한 총재에게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영장이 청구된 정원주 전 비서실장을 두고는 "공범임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한 총재는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 교사 네가지 혐의를 받는다. 그동안 앞서 구속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개인 일탈일 뿐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해왔지만 영장 발부로 설득력을 잃게 됐다.

국민의힘과 통일교의 연결 고리인 권 의원과 윤 전 본부장, 건진법사 전성배 씨 구속에 이어 최종 의사 결정권자로 지목된 한 총재까지 구속되면서 '통일교 청탁' 의혹이 이른바 윤석열 정부의 '국정농단·정교유착' 의혹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한 총재 구속으로 수사는 국민의힘과 통일교 사이 '정교유착' 의혹의 핵심인 정당법 위반 혐의로 확산할 전망이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국민의힘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신도들을 당원으로 집단 가입시켰다는 내용의 정당법 위반 혐의는 구속영장에 적시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최근 국민의힘 당원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외부 업체를 압수수색해 통일교인 출신 국민의힘 당원의 명단을 추리는 작업을 벌였다. 이들의 가입 시기나 투표권을 가진 책임당원을 가려내는 데 시간이 걸리다 보니 이번 영장에는 넣지 못했다.

특검팀은 압수물 분석 진척에 따라 한 총재가 이같은 과정을 승인했는지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권 의원도 구속 후 두번째로 불러 조사한다.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가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특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박헌우 기자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가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특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박헌우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이번 의혹의 '키맨'인 윤영호 전 본부장은 권 의원에게 1억원,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명품 목걸이와 가방 등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김 여사에게 전달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전성배 씨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지난 2022년 7월15일 윤 전 본부장에게 전화해 금품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 통일교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파악했다. 한 총재를 구속한 이상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통일교 청탁 의혹에 어느정도 관여했는지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재가 2022년 2∼3월 자신을 찾아온 권 의원에게 금품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는 의혹도 이번 구속영장 내용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수사가 불가피하다.

한 총재 구속 후 통일교 측은 입장문을 내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앞으로 진행될 수사와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규명하고 교단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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