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다빈·정채영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 일가의 증거 은닉 및 수사 방해 혐의 수사를 본격화한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매관매직 의혹' 수사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형근 특검보는 19일 브리핑에서 "이날 오전부터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이우환 화백 그림 공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를 불러 조사 중"이라며 "이를 기점으로 김 여사 오빠의 장모와 김 여사 모친 사무실에서 김 여사가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각종 물품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김 여사 친인척의 증거 은닉 및 수사 방해 혐의를 본격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팀에 출석했다. 이번이 세 번째다. 특검팀은 김 씨를 상대로 김 전 검사가 주장한 내용의 진위 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특검팀은 친인척이더라도 증거인멸 등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는지 사실 관계를 확인해 수사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지난 11일 김 씨에게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변호인 사정상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이 돌아왔다.
특검팀은 김 씨에 대한 조사 없이도 김 전 검사의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김 전 검사 구속 이후로 조사 일정을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김 여사에게 금거북이 등을 건네고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임영무 기자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김 여사에게 금거북이 등을 건네고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특검보는 "이 전 위원장의 귀금속 공여 의혹과 관련해 이번주 초 당시 이 전 위원장의 비서였던 박모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며 "포렌식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이 전 위원장 임명 과정에 김 여사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 관련자를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박모 씨가 당시 이 전 위원장의 비서로 일하며 일정 등을 모두 관리하고 있어 증거 확보 차원에서 압수수색했다는 입장이다. 박모 씨는 참고인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이 전 위원장 등의 출석 조사를 비롯한 수사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부동산 특혜 의혹과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수사를 위한 대대적인 강제수사를 벌여 왔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와 친오빠 김진우 씨, 김 씨의 장모 거주지 등이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특검팀은 금거북이와 이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 등을 확보했다. 이 전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금거북이를 건네고 국가교육위원장 자리를 받았다는 '매관매직 의혹' 수사의 시발점이다.
특검팀은 당시 압수수색에서 금거북이와 함께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No.800298' 작품도 발견했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해당 그림을 구매해 김 씨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공천 청탁을 위해 김 여사에게 1억 원대에 달하는 이 그림을 건넸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 공천을 대가로 김 전 검사에게 그림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당시 경남 창원 의창에서 경선 배제(컷오프)된 뒤 4개월 후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지난 9일 김 전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13시간 동안 조사했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 오빠 김 씨의 요청으로 그림을 중개했을 뿐이다. 그림을 구매한 자금도 김 씨에게 받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검사는 전날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