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다빈·정채영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구속 후 첫 조사다.
박상진 특검보는 18일 브리핑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권 의원을 이날 오후 2시부터 조사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지난 2022년 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서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의 수첩에서 '큰 거 1장 서포트(support)', '권성동 오찬'이 표기된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지난 17일 구속됐다. 특검팀 수사 개시 이후 현역 국회의원이 구속된 것은 권 의원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권 의원을 상대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았는지, 추가 금품 수수가 있었는지 등 구체적 행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2022년 2~3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 갔으며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 경찰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흘려 수사를 대비하게 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교인들이 조직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한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에 대한 3차 압수수색에 나섰다. /국회=배정한 기자
특검팀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교인들이 조직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한 의혹을 놓고 국민의힘 3차 압수수색에 나섰다.
박 특검보는 "통일교인들의 당원가입 여부 확인 자료를 임의제출 받기 위해 국민의힘 당사에 방문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서버 관리 업체도 압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 정치자금법과 정당법 위반 혐의 등을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8일 두 번째 압수수색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지 한 달 만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13일 처음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반발로 14시간 대치 끝에 물러났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후보로 뛴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 의혹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신도들을 대거 당원으로 가입시켰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20대 대선 당시 윤 전 대통령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친윤 핵심인 권 의원에게 전한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수사에 관한 우려도 표했다. 이 의혹은 대선 직후인 2023년 5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종점이 기존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 땅 28필지(2만 2663㎡)가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됐다는 내용이다. /국토부
특검팀은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수사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이 의혹은 대선 직후인 2023년 5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종점이 기존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 땅 28필지(2만 2663㎡)가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됐다는 내용이다.
박 특검보는 "양평고속도로 종점부 변경 관련 민간 용역업체 실무자들의 참고인 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실무자의 변호인으로 선임되지 않은 대형 로펌이 주요 피의자를 배석한 채 실무자들을 불러 모아 진술 연습을 시킨 정황이 확인됐다"며 "이는 특검에 대한 중대한 증거인멸 시도나 수사 방해 행위로 볼 여지가 있기에 앞으로 같은 행위가 반복되면 안 된다는 우려를 엄중히 전한다"고 경고했다.
특검팀은 해당 로펌이 수임한 용역업체 임원급이 아닌 이해관계가 다른 일반 직원들을 상대로 진술 연습을 시킨 것은 일종의 말 맞추기나 증거인멸, 수사 방해라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당시 국토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며 종점 노선을 김 여사 일가 땅값 상승을 위해 특혜를 줬는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지난 7월 14일 종점 변경을 검토한 용역업체와 국토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영장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피의자로 적시됐다.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국토부 김모 서기관은 지난 17일 구속됐다. 김 씨는 용역업체에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제안한 인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