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김건희 여사에게 공천을 받기 위해 고액의 그림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김상민 전 검사의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약 3시간 만에 끝났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쯤까지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검사의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심사를 마치고 나온 김 전 검사 측 변호인은 기자들과 만나 "특검팀이 청탁금지법이 규정하는 직무 관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했는지', '김 전 검사가 인사 청탁을 했는지' 등을 특정되지 않은 채 포괄적으로 인정된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청탁금지법 법리에 대해 많이 다퉜다"며 "특검팀은 김 전 검사에게 청탁금지법 위반을 적용해 놓고 심사에서는 뇌물죄 양형 기준표를 내놓고 중형이 예상된다고 이야기하는 등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죄를 구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팀에서는 구속 이후 뇌물죄를 수사하겠다고 하는데, 구속을 통해 다른 범죄를 소명하겠다고 하는 것은 5공 시절 보안사에서나 하던 수사 방식"이라며 "광화문에 있는 특검이 보안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는 이날 심사에 검사 4명이 참석했다. 특검팀은 재판부에 118쪽 분량의 PPT와 183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특검팀은 도주 우려를 두고 김 전 검사가 극단적 선택을 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검사는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한다. 재판부는 양측 주장과 서면 자료 등을 검토한 뒤 이르면 이날 밤늦게 구속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12일 김 전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검사는 공천 청탁을 위해 김 여사에게 1억 원대 이우환 작가의 작품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건넨 의혹 등을 받는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의 영장 청구서에 "2023년 2월 초 김 여사에게 이우환 작가의 그림을 전달했다"고 적시했다.
김 전 검사는 지난 9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팀에 출석해 약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 오빠 김진우 씨의 요청으로 그림을 중개했을 뿐이다. 그림을 구매한 자금도 김 씨에게 받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검사는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는 '김 여사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창원 의창구에서 김 전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도우면 선거 이후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전 검사는 당시 경남 창원 의창에서 경선 배제(컷오프)된 뒤 4개월 후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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