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부 잘 아니 통일교 문제없어"…건진법사 공소장 적시
  • 이다빈 기자
  • 입력: 2025.09.12 21:10 / 수정: 2025.09.12 21:11
희림 '세무조사 무마'에 윤한홍·김창기 소개
"권성동이 애 썼다" 지방선거 공천개입 정황도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앞세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에 각종 청탁을 받고 금전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용희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앞세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에 각종 청탁을 받고 금전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앞세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등에서 각종 청탁을 받고 금품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더팩트>가 확보한 22쪽 분량 전 씨의 공소장에 따르면 전 씨는 2022년 3월 23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에 있을 때부터 인연이 돼 잘 알고 있고 김 여사를 포함해 유명 인사를 많이 안다"며 "앞으로 통일교가 검찰에서 법적으로 문제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전 씨가 대통령 등 직무에 속한 청탁과 알선을 명목으로 김 여사와 공모해 각종 금품을 수수했다고 봤다. 특검팀은 전 씨가 윤 전 본부장에게서 2022년 4~8월 총 8293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1개와 샤넬 가방 2개, 천수삼 농축차를 받았고,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UN 제5사무국 유치에 관한 정부 조직과 예산 등의 지원을 김 여사에게 청탁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전 씨는 통일교의 여러 현안을 해결해 주겠다며 윤 전 본부장에게서 2022년 4~7월 1500만원씩 두 차례에 걸쳐 현금 3000만원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윤 전 본부장은 전 씨에게 대통령 부부나 유력 정치인 등을 통해 통일교의 각종 프로젝트가 원만히 성사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파악됐다.

또 전 씨는 2022년 7월께 희림종합건축사무소 대표의 아내 A 씨에게서 세무조사를 막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뒤 "힘 있는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며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과 김창기 전 국세청장과의 자리를 마련했다는 게 특검팀의 수사 결과다. 희림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의 후원업체였다.

이 밖에도 전 씨는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김 여사나 고위공직자 등과의 인맥을 통해 A 씨의 여러 청탁을 들어줄 것처럼 말했다고 한다. A 씨가 희림에 대한 고발 사건 무마, 희림의 공공기관 발주 사업 수주 알선 등을 요구하자 전 씨는 "부탁을 맨입으로 하냐. 나는 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데 너는 아무것도 안 해주냐"며 대가를 요구했다고 공소장에 적혔다.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앞세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에 각종 청탁을 받고 금전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윤석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앞세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에 각종 청탁을 받고 금전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윤석 기자

전 씨의 딸을 통해서도 청탁이 이뤄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콘랩컴퍼니 대표 B 씨는 오픈 행사를 준비하던 중 2022년 7월 초순 지인을 통해 전 씨의 딸을 소개받았다. 전 씨의 딸은 "아버지에게 행사에 김 여사 등 유력자나 고위공무원을 초청할 수 있는지 확인해 주겠다"고 제안하며 대통령실 행정관과 연락할 수 있도록 돕고 전 씨를 소개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전 씨는 2022년 7월께 B 씨를 만나 행사에 김 여사 등을 초대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고, "여사는 안돼. 대신 대통령실,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고위공직자들이 행사에 참여하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해당 행사에는 문체부 고위공무원 등이 참석했고, 권성동·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전 씨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권 의원과의 친분을 이용해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 개입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포함했다. 전 씨는 2022년 5월9일 국민의힘 공천이 확정된 박남서 영주시장 후보와 통화하며 "봉화군수와 영주시장이 이번에 공천을 받았는데 전부 다들 권 의원이 애를 많이 써줬다"는 취지로 말했다.

전 씨는 2022년 5월15일 박 후보가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권 의원에게 감사 인사를 하도록 통화 연결까지 시켜줬다고 한. 같은 날 정치 브로커에게도 "봉화군수, 경북도의원, 영주시장 모두 안 될 놈들을 공천되게 만들어 준 거야'"라고 언급했다. 전 씨가 자신의 영향력으로 공천이 확정됐음을 청탁 상대방에게 확인해 줬다는 게 특검팀의 시각이다.

특검팀은 지난 8일 전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answer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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