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통일교 현안을 재임기간 내 해결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정황이 특검 조사 결과 드러났다.
2일 <더팩트>가 확보한 윤영호 전 세계평화가정연합(통일교)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인 2022년 3월22일 오전경 천정궁을 방문해 한학자 총재와 윤 전 본부장을 만났다.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은 같은 날 자리를 옮겨 서울 종로구 통의동 건물 4층에 있는 당선인 사무실에서 윤 전 대통령을 약 1시간 동안 면담했다고 한다.
특검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윤 전 본부장에게 '한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는 말했다.
이에 윤 전 본부장은 제5유엔사무국 설치 및 아프리카 유니언의 행사 비용을 국가 ODA 방식으로 활용하게 해달라는 등 통일교의 각종 프로젝트와 행사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그와 같은 사항들을 논의해 재임 기간에 이룰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화답한 것으로 파악했다.

윤 전 본부장과 윤 전 대통령과 만난 지 2달 만인 2022년 5월22일 용상천승교회에서 열린 통일교 행사에서 당시 대화 네용을 신도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공소장에 나와있다.
윤 전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을 만나 한반도 평화 서밋과 국가가 가야 될 방향을 얘기했고, 윤 전 대통령의 암묵적 동의를 받았다", "이 행사에 소요되는 비용을 통일교 자금이 아닌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조사됐다.
실제 통일교 측의 청탁 취지와 같이 윤 전 본부장이 윤 전 대통령의 만남 1주일 후인 2022년 3월30일자 외교부 외교안보분과 작성 국정과제 이행 계획서에 아프리카 ODA 2배 증액 목표 제시 등 신정부의 아프리카 외교 비전 발표 계획이 기재됐다.
이듬해 6월경 윤 전 대통령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ODA 규모를 2030년까지 10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11월11일경 FOR ASEAN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를 방문했고, 2022년 12월9일 '한-캄 우정의 다리 사업' 관련 EDCF 차관 지원이 승인됐다.
2023년 '한-캄 우정의 다리 건설사업' 관련 ODA 예산으로 약 2억원이 반영된 이후 2024년 약 50억원, 2025년 약 588억원으로 지속적인 증가가 이뤄졌다.
2024년 5월16일 캄보디아 EDCF 차관 지원 한도액은 2022년부터 2030년간 30억 달러로 증액되기도 했다.
특검은 지난달 18일 윤 전 본부장을 청탁금지법 위반·업무상 횡령·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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