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을 정치권에 최초 제보했다고 주장하는 전직 해병 이관형 씨가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처음 출석했다.
이 씨는 21일 오후 12시 58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구명로비 없었다는 입장 여전한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제가 파악하기로는 그렇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명로비 의혹을 제보하고 입장을 바꾼 이유를 묻자 "진실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제보를 했는데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 제보했던 내용과 다르게 왜곡돼 음모론처럼 변질됐다"며 "제 나름대로 진실을 찾기 위해 이종호, 임성근, 송호종 등 관계자들과 접촉을 직접 하면서 사실 관계를 파악했다"고 답했다.
이 씨는 "특검이 찾으려는 진실과 제가 찾은 진실이 다르다"며 "(조사실로) 올라가서 증거와 논리로 조목조목 소명하고 오겠다"고 주장했다.
또 "일단 제가 너무 섣불리 사실 관계 확인을 안 하고 오버해서 제보를 한 것도 있었고, 그걸 나중에 찬찬히 돌이켜 다시 한 번 확인을 하다 보니 제 제보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다"며 "제가 잘못 놀린 혀 때문에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생각했고 그걸 주워담고 싶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순직한 해병대원 채 상병 사건 관련 윤석열 정부의 공수처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 등을 수사한다. 특검법에 명시된 8개의 수사대상 중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이 김건희 여사 등에게 임성근 전 사단장의 구명을 부탁한 불법 로비 의혹 사건'이 포함됐다.
사건을 초동수사한 해병대수사단은 같은해 8월 임 전 사단장 등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곧바로 자료를 경찰에게서 회수하고 국방부 조사본부에 재배당했다. 조사본부는 재수사를 통해 임 전 단장을 제외한 대대장 2명만 경찰에 이첩했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가 개입해 임 전 사단장이 피의자에서 제외됐다는 '구명로비 의혹'이 제기됐다. 김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대표가 대통령 부부를 뜻하는 'VIP'를 언급하며 임 전 사단장을 구명했다는 취지로 말한 녹취가 언론에 공개됐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 등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참여자들이 구명로비에 나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씨는 구명로비 의혹을 더불어민주당에 최초로 제보했다가 입장을 바꾼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제보 내용이 왜곡됐다며 지난 6월 특검 사무실을 찾아 면담을 요청했으나 사전에 약속되지 않아 불발됐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이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차량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 압수물 분석과 포렌식 절차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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