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 기자]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베트남에서 귀국한 직후 김 여사 연루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의해 12일 체포된 뒤 압송됐다. 김 씨는 특검팀의 조사를 마친 뒤 서울남대문경찰서에서 유치될 예정이다.
김 씨는 이날 오후 7시18분께 특검팀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해 "저 때문에 이런 소동이 벌어진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이어 "제 지인들 뿐 아니라 일면식도 없는 여러 분들이 특검에 와서 조사 받은 점 굉장히 송구하다"며 "앞으로 제가 살아나가면서 송구한 마음 갚아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무고하고 떳떳하며 어떠한 부정이나 불법적인 일에 관여한 바가 없다"며 "이 모든 것을 특검에 출두해 소상히 떳떳하게 다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IMS모빌리티는 150명의 젊은 청년들이 꿈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이런 마녀사냥으로 열심히 일하는 청년들의 꿈을 꺾어주지 말길 바란다"며 허리를 더 숙여 인사한 뒤 건물로 들어섰다.
다만 '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직후 출국했는지', '출국이 도피성인지', '불법이 아닌데 이노베스트 코리아 주주 명부는 왜 허위로 작성했는지', '김 여사와의 관계를 끊었다면서 왜 윤 전 대통령한테 후원금을 냈는지' 등 질문엔 대답하지 않았다.
앞서 김 씨는 이날 오후 6시15분께 양팔이 묶이고 수갑을 찬 손에 검은색 천이 덮인 채로 인천 중구 서울국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김 씨는 "그 어떤 불법적이거나 부정한 일에 연루된 바 없다"며 "특검에 최대한 협조하고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말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호송 차량에 올라탔다.
김 씨는 앞서 지난 4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직후 돌연 출국한 뒤 특검팀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에 특검팀은 김 씨가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김 씨의 여권 무효화 절차에 착수한 뒤 인터폴과 공조해 적색 수배를 추진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이날 오후 진행된 정례 브리핑에서 '김 씨가 전격적으로 들어오게된 경위가 어떻게 되냐'는 취지의 질문에 특검팀 측은 "일방적으로 김 씨 쪽에서 조건을 달아 들어오겠다는 얘기를 직접적이 아니라 언론을 통해 얘기하지 않았냐"면서 "여권 만료일이 내일(13일)이기 때문에 본인이 귀국 결정하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씨의 여권은 8월13일 밤 12시에 만료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집사 게이트의 당사자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집사 게이트는 지난 2023년 김 씨가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가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한국증권금융 등 대기업과 금융사들에서 184억원을 투자받았단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 중 46억원은 이노베스트코리아라는 법인이 김 씨로부터 양도받아 IMS모빌리티의 구주를 사들이는 데 쓰였다. 해당 법인은 김 씨의 부인이 유일한 사내이사로 등록돼 있어 김 씨의 차명 법인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특검팀은 투자를 한 일부 기업들이 김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부정하게 청탁할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전날 집사 게이트 관련 자료를 제출 받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팀은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에 투자한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들에 대한 공정위 조사 내용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