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구속 기로' 김건희 영장심사 출석…묵묵부답
  • 이윤경 기자
  • 입력: 2025.08.12 10:03 / 수정: 2025.08.12 10:03
취재진 앞서 고개 숙이고 인사
80쪽 분량 의견서·진단서 제출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10분 김 여사의 구속영장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9시27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10분 김 여사의 구속영장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9시27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받는 김건희 여사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12일 법원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10분 김 여사의 구속영장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321호 법정이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9시27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심사 시간보다 40여분 빨랐다. 지난 6일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피의자 조사에는 10분 늦게 출석한 바 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김 여사는 차량에서 내려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의 의미가 무엇인지", "명품 선물 관려 사실대로 진술한 게 맞는지", "김건희 엑셀파일을 본 적 있는지", "명품 시계를 사달라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김건희 엑셀 파일'은 검찰이 앞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조사하면서 발견한 것으로 파일 안엔 김 여사 명의의 인출 내역과 잔고 등이 정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안검색대를 지나기 전 앞에 대기하고 있는 취재진에게 고개를 한 번 숙인 뒤 법정으로 향했다.

특검팀은 지난 7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공천개입(정치자금법), 건진법사·통일교 청탁(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김 여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출범 36일 만이자 김 여사를 불러 첫 조사를 벌인 지 하루 만이다.

앞서 김 여사는 특검팀의 조사에 출석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라며 "수사를 잘 받고 오겠다"고 말한 바 있다.

특검팀은 22쪽의 영장 청구서상 도이치모터스 의혹에 많은 양을 할애했다고 한다. 이날 영장심사에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시절부터 이 사건 수사에 참여하기 시작해 서울고검 재수사팀에 발탁된 한문혁 부장검사가 출석한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판단 기준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 범죄의 중대성 등이 꼽힌다. 특검팀은 증거인멸 우려를 가장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여사는 윤 전 대툥령이 파면된 이후 휴대폰을 교체하고 노트북을 초기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김 여사는 차량에서 내려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의 의미가 무엇인지, 명품 선물 관려 사실대로 진술한 게 맞는지, 김건희 엑셀파일을 본 적 있는지, 명품 시계를 사달라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사진공동취재단
검은색 정장 차림의 김 여사는 차량에서 내려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의 의미가 무엇인지", "명품 선물 관려 사실대로 진술한 게 맞는지", "김건희 엑셀파일을 본 적 있는지", "명품 시계를 사달라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사진공동취재단

스스로 증거를 인멸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범죄는 아니지만 구속 사유로는 충분하다.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코바나컨텐츠 출신 전 대통령실 행정관 3명도 동시에 휴대폰을 초기화한 정황이 발견되는 등 김 여사와 함께 짜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여사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사의 고급 목걸이도 애초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다가 오빠 김진우 씨 장모 자택에서 발견되자 김 씨가 가져갔다고 해명하는 등 진술도 일관성이 없는 상황이다.

목걸이가 2010년쯤 홍콩에서 산 모조품이라는 주장도 제품 출시연도가 2015년으로 확인되면서 허위로 의심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만 봐도 증거인멸 우려가 높다고 법원을 설득할 가능성이 크다.

특검팀은 지난 7일 법원에 572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한 데 이어 지난 11일 오전 276쪽의 의견서를 추가 제출했다. 법원에 김 여사 구금 및 유치 장소를 서울구치소에서 서울남부구치소로 변경하는 내용의 신청서도 냈다.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영장심사에 출석할 예정이다. 김 여사 측은 전날 법원에 100쪽 미만 분량의 의견서와 병원 진단서를 제출했고 이날 80여쪽의 파워포인트(PPT) 자료 또한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에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건강문제를 호소하면서 특검 수사에 협조해왔다는 점을 들어 증거인멸 우려도 반박할 전망이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늦은 밤이나 다음날 새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헌정사에서 구속된 전직 대통령은 5명에 이르지만 배우자가 동반 구속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영장 심사 결과에 따라 초유의 기록이 쓰여질 수 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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