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 두 번째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임성근 전 사단장은 오전 10시께부터 7시간 40여분 동안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임 전 사단장은 오후 5시 40분 조사를 마치고 나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위주로 조사를 받았다"며 "그동안 여섯 번의 피의자 조사와 국회 청문회 등에서 상세하게 말씀드린 부분은 대부분 진술을 중복으로 하지 않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날 임 전 사단장은 방어권 보장을 주장하며 오후 5시까지 조사받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그는 '5시까지만 조사받겠다고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여러분에게 굳이 밝힐 이유가 없고 제 나름대로 여러 가지 일정과 사정이 있어서 사전에 협조를 구했다"고 답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조서열람을 거치지 않은 채 조사를 마치고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오는 11일 오전 9시 30분 임 전 사단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특검팀은 수사를 정식 개시한 지난달 2일 첫 조사 대상자로 임 전 사단장을 불러 약 4시간 동안 조사했다. 그는 첫 조사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관련해서 상당 부분 진술을 거부했는데, 특검팀은 이날 두 번째 조사에서도 임 전 사단장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부분은 대부분 진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조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직접적인 업무상 과실이 있는지 특정해 달라고 했고, 제가 어떤 직권을 남용했는지 특정해주면 성실하게 조사에 임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채상병의 소속 부대장이었으며, 지난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해병대원들에게 무리한 수색 작업을 지시해 채상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다. 또 김건희 여사의 계좌관리인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이 피의자에서 제외되도록 청탁했다는 '구명로비 의혹' 중심에도 서있다.
해병대 수사단은 2023년 7월 30일 임 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 피의자로 특정한 초동수사 결과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처음 보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튿날인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며 크게 화를 내고, 격노 이후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결과를 바꾸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국방부는 같은날 오후 예정됐던 언론 브리핑을 취소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8일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임 전 사단장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같은달 22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임 전 사단장의 네이버 계정 이메일 등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또 임 전 사단장은 29일 특검 사무실에 자진 출석해 면담을 요청했지만 사전에 약속되지 않아 불발됐다. 그는 지난 4일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를 참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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