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이윤경 기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문홍주 특검보는 4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이 회장과 이 전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혐의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은 계속 수사중"이라며 "도주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은 신속히 체포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구속영장이 기각된 조 전 회장을 두고 '재청구 계획이 있는지', '불구속 기소할 예정인지'란 질문엔 말을 아꼈다. '이 부회장의 위치를 확인했는지'란 질문에는 "쫓고 있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법원은 지난달 18일 "도망할 염려와 증거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조 전 회장에 대해선 "범행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은 지난달 17일 열린 자신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안팎에서 '그림자 실세'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에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쫓고 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당시 김 여사의 계좌 관리자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2023년 5월 온라인 단체방에서 "삼부 체크"라고 언급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단체방은 '멋진 해병'이라는 이름의 단톡방으로 채상병 사건의 수사 외압 의혹을 사주한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들이 참여했다.
삼부토건이 언급된 시기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재건 사업을 논의하던 때였고,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한 후 1000원대였던 삼부토건의 주가는 같은 해 7월 5500원까지 치솟았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삼부토건의 주가 부양 과정에 관여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박진 전 외교부 장관도 이날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박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던 지난 2023년 7월 당시 외교부 장관이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전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다만 김 전 의원은 "검찰이 칼을 들이대서 범죄가 아닌 부분이 있냐"며 "특별한 이익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지난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명태균 씨로부터 81차례에 걸쳐 3억7500만원 상당의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관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윤영호 전 통일교(세계평화토일가정연합) 세계본부장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윤 전 본부장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통일교 현안 청탁을 위한 김 여사 선물용 고가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지난달 30일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같은날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이모 씨도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여사의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유경옥 전 행정관도 특검팀에 출석해 2차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26일 유 전 행정관을 조사한 바 있다. 유 전 행정관은 당시 통일교 측으로부터 명품백 등을 받아 다른 모델의 가방과 신발로 교체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