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요즘처럼 날씨가 매우 무더울 때 흔히 "더워 죽겠다"고 농담처럼 말한다. 그런데 이 표현이 완전히 사실과 동떨어진 것은 아니다. 실제로 심한 더위와 열기가 계속되면 우리 몸이 견디지 못해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심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폭염으로 온열질환이 급증하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사례도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질병청), 환경부 등 유관부처는 기후변화가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질병청이 보건의료기본법 제37조의2에 근거해 매 5년마다 실시하는 기후보건영향평가다. 기후보건영향평가에는 폭염, 한파, 대기오염에 따른 질병의 유형·특성·추이와 기후변화에 따른 감염병이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있다.
◆ 더위가 몸에 주는 위험은…탈진부터 사망까지
기상청은 1일 날씨 중기예보에서 "아침 기온은 23~27도, 낮 기온은 31~35도로 평년보다 조금 높겠다"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올라 무더운 날이 많겠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고 전망했다. 이날 기준 향후 10일까지 '폭염' 또는 폭염에 준하는 더위가 이어질거란 얘기다. 폭염의 수치적인 정의는 나라와 연구들에 따라 다양한데, 우리나라 기상청의 경우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로 폭염을 정의한다. 2020년 5월부터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33도 또는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이 예상되거나 폭염으로 중대한 피해 발생이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 및 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2022년 처음 발간된 기후보건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에 의한 건강피해는 나이, 기저질환, 소득, 교육수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고령화, 도시개발, 정책 등 다양한 기후·사회·의학적 요인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열탈진, 열사병, 부종, 땀띠, 경련, 두통, 무기력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탈수, 뇌혈관질환, 혈전생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성질환자와 노년층, 어린이는 폭염에 따른 사망 위험도 있다.
보고서는 국내 연구들을 종합한 분석 결과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전체 사망과 뇌혈관질환·심뇌혈관질환(심근경색, 뇌졸중 등)·호흡기질환에 의한 사망이 증가했고, 폭염 때 전체 사망과 심뇌혈관질환·호흡기질환 사망률은 평소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열사병, 열탈진, 열실신 등 온열질환은 직접적으로 폭염과 기온 상승의 영향을 받는다. 심뇌혈관질환과 호흡기질환, 신장질환, 정신질환도 나타날 수 있다. 질병청이 발간한 '2024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현황 연보'에 따르면 2024년 온열질환 감시기간 중 가장 많은 온열 질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던 날은 8월 3일이다. 이 하루에만 온열질환자 183명, 사망자 5명이 발생했다. 이 날은 일 평균 최고기온이 34.8도로, 일일 최다 환자 발생일과 일 평균 최고기온이 일치했다.
◆ 야외근로자와 고령층, 온열질환 주의해야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가 가동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해는 2018년이다. 452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48명이 열사병 추정으로 사망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총 238명의 온열질환 사망자가 신고됐다. 남성은 145명(60.9%), 여성은 93명(39.1%)이었다. 60세 이상은 156명(65.5%)으로 높게 나타났다. 발생 장소별로는 논밭(76명, 31.9%)이 가장 많았고, 집(35명, 14.7%), 길가(33명, 13.9%) 순이다.
마찬가지로 야외근로자와 고령자는 더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날 집계된 누적 온열질환자 총 2956명(조기 감시기간 발생자 포함)이다. 그 중 남성은 78.5%(2317명), 60세 이상은 42.2%(1248명), 실외 발생은 79.6%(2353명)를 차지했다. 질병청은 "농어민과 야외작업 종사자는 고온 환경에서 장시간 활동을 피하고 충분한 물과 휴식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열대야 시 실내 온도와 습도 조절, 수면 전 샤워 등으로 숙면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