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두번째 출석했다.
박정훈 대령은 31일 오후 1시 24분께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변호인단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박 대령은 지난 18일 특검에 출석해 첫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박 대령은 이날 조사에서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자신의 항명 혐의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이들을 모해위증 혐의로 수사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박 대령 측 변경식 변호사는 "항명 사건에서 자신들의 기억에 반해서 허위 진술을 한 증인들이 일부 포착됐고 객관적 증거가 일부 드러났다"며 "박 대령을 모해할 목적으로 위증했다는 측면에서 수사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대령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약 2년간 고수했던 입장을 바꿔 '윤석열(VIP) 격노'를 인정하자 "법적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계산된 시인"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김 전 사령관의 진술 번복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묻자 정관영 변호사는 "특검이 빠르게 구성되면서 2년 가까이 이뤄진 재판에서 놓치거나 혹시라도 간과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드린 것이고 참고해서 수사에 도움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답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군에 수사권이 없어 수사외압이라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을 놓고는 "입장을 본인 유리한 대로 크게 바꾸는 것 같다"며 "법 적용이 필요에 따라, 본인들 감정에 따라 바뀌는 것은 아니지 않나. 특검과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검 수사가 한 달이 돼 가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밖에서 도와드릴 수 있는 건 도와드리고, 박 대령과 변호인단도 믿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국방부 및 해병대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된 진술과 내용을 사건 당사자인 박 대령에게 재차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령은 지난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원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를 맡았다. 같은달 3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임성근 전)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며 크게 화를 냈다는 '윤석열(VIP) 격노설'을 처음 폭로했다.
회의 이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통해 박정훈 대령에게 해병대 수사단의 사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 박 대령은 지시를 따르지 않고 사건 기록을 경찰에 이첩해 항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올해 박 대령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군검찰은 항소했다. 특검팀은 지난 2일 사건을 이첩받은 뒤 항소심 3차 공판을 이틀 앞둔 9일 서울고법에 항소취하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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