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의 비화폰 통신기록 확보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번주 안으로 통신기록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지난주 대통령실, 국방부 및 군 관계자들이 사용했던 비화폰 통신기록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주요 당사자들의 비화폰 통신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 경호처에게서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상병 사망 사건 발생 이후 수사 결과에 외압이 있었다고 의심되는 기간 주요 관계자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도 비화폰을 사용했단 말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말씀드린 사람들 외에도 비화폰을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여러 명에 대한 통신기록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고, 김건희도 비화폰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통신기록을 넘겨받는 건) 이번주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전날 오전 9시 30분께부터 이른바 '윤석열(VIP) 격노' 회의에 최고 선임자(장관급)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약 17시간 동안 조사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임성근 전)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느냐'며 크게 화를 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전날 조사에서 '윤석열 격노를 목격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회의 참석자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과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도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인정했다.
특검팀은 추후 조 전 실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정 특검보는 "본인이 기억하고 있는 내용들을 많이 진술했는데, 그간 다른 회의 참석자 등의 진술을 확인한 것도 있고, 특히 2023년 7월 31일 회의 관련 추가로 조사할 부분이 있어서 확인할 한 뒤에 조 전 실장 본인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부분에 추가확인이 필요하다"며 "조 전 실장도 추가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순직한 해병대원 채 상병 사건 관련 윤석열 정부의 공수처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 등을 수사한다. 사건을 초동수사한 해병대수사단은 같은해 8월 임 전 사단장 등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곧바로 자료를 경찰에게서 회수하고 국방부 조사본부에 재배당했다. 조사본부는 재수사를 통해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한 대대장 2명만 경찰에 이첩했다.
특검팀은 오는 31일 오후 1시 30분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2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 대령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의 이첩 보류를 돌연 지시했고, 이는 '윤석열 격노' 때문이라고 처음으로 밝힌 인물이다.
정 특검보는 "국방부나 해병대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많이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된 진술과 내용이 있어서 당사자였던 박 대령에게 재차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같은날 오전 9시 30분에는 윤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했던 채상병 사건 수사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한 2023년 8월 2일과 사후조치 과정에서 경찰 및 국방부 여러 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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