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3대 특검이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에 첫 출석했고 민중기·이명현 특검은 인력 충원과 사건 배분 등 팀 구성 마무리에 들어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을 이끄는 조은석 특검팀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8차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에서 박억수 특검보는 "재판부도 고충이 있겠지만, 현재 공소제기일로부터 5개월이 지나 피고인의 구속 만료가 임박하는 등 법 집행 지연에 우려가 많다"며 "재판을 지금보다 더 신속히 진행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내란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이미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사건의 공소 유지도 참여한다.
내란 특검은 지난 18일 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장관을 추가 기소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반발한 김 전 장관 측은 재판부 전원 기피신청을 냈다.
이날 오후 2시30분 열린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심문에도 김형수 특검보를 비롯해 최재순, 국원, 김수길, 최윤영 검사 등 5명이 출석했다. 특검의 기소가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김 전 장관 측 변호인과 날카롭게 충돌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심문은 오는 25일 오전 10시로 연기됐다.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조 특검의 첫 수사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내란 특검의 요청에 따라 군검찰도 이날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위증죄로,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을 군사기밀 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위반죄로 추가 기소하고 기존 재판과 병합,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내란 특검은 지난 20일 감사원에서 국방 분야 감사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감사관 3명도 파견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건희 여사를 수사할 민중기 특검은 파견 검사 정원을 채우면서 조직 구성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날 민 특검은 남은 파견 검사 7명의 인선을 확정해 특검법상 최대 파견 검사 인원인 40명을 채웠다. 한국거래소 3명, 예금보험공사 2명의 인력 파견도 요청했다.
민 특검은 지난 주말 내내 출근해 특검보, 파견 검사들과 함께 사무실 배치 등을 논의했다. 김건희 수사팀은 이르면 7월 초 광화문빌딩 웨스트 건물로 입주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의혹을 수사해야 하는 민 특검은 회의를 거쳐 누가, 어떤 사건을 맡을지 팀을 배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채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도 주말에도 출근하는 등 업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채상병 특검은 지난 20일 3대 특검 중에는 마지막으로 특검보가 확정됐다. 특검보로는 류관석(63·군법무관 10기)·이금규(52·사법연수원 33기)·김숙정(45·변호사시험 1회)·정민영(45·변시 2회)가 합류했다. 수사 인력도 특검법에 정해진 대로 105명을 채울 예정이다. 이 특검은 지난 21일 출근길에서 윤 전 대통령 대면조사는 당연하다며 출석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특검은 오는 24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만나 검사 파견을 요청할 예정이다. 그는 공수처에서 기존 사건을 수사하는 인력을 우선 파견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이대환 검사와 수사 외압 의혹을 맡았던 차정현 검사 등 공수처에 부장검사급 파견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무실 확보가 늦어져 기존 가계약한 건물 대신 새로운 건물을 물색했다고 한다. 이 특검은 사무실이 결정되는 대로 본격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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