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확대 제기···"2차 병원급 강화해야"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지역에서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지방의료원이 적자가 지속되며 임금 체불에 의사 인력난으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공공병원 확충으로 지역·필수의료를 강화하겠다는 이재명 정부가 지방의료원 재정과 인력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3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소속 지방의료원 노동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속초, 청주, 강진 등 4개 지방의료원에서 6월 급여 가운데 30억원 이상 임금체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충청북도 청주의료원은 지급할 상여금 중 80%인 10억9000만원이 체불됐다. 전라남도 강진의료원에서는 상여금 전체인 약 3억5000만원이 지급되지 않았다. 강원도 속초의료원은 상여금 약 3억2000만원, 부산의료원은 약 16억6000만원이 체불됐다.
보건의료노조는 이 외에도 경기도의료원 등 급여일 직전에 임금체불을 막은 사업장들도 있어 하반기에도 전국 지방의료원에서 임금 체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방의료원은 병원과 의사들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지역에서 필수의료 일부를 담당해 왔지만 코로나19 유행 당시 코로나 대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기존 진료 기능 축소로 환자들과 의사들이 떠났다. 이에 따른 적자가 2020년 이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당기순손실은 1571억원이다. 박종훈 속초의료원 지부장은 "임금 체불과 이직을 고민해야 하는 암울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대응으로 희생과 헌신에 응답한 대가가 임금체불과 불안정한 미래라면 어느 누가 앞으로 국가의 부름에 기꺼이 응할 수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냈다.
지방의료원은 지역 필수의료에 종사할 의사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응급실 등 필수의료 인력 부족이 만연한 상황이다. 인건비가 많이 드는 의사 인력 채용에 재정이 뒷받침되지 못할 뿐 아니라 의사들도 지역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
이에 정부의 지방의료원 지원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임금 체불 해결과 함께 지방의료원이 지역의료를 제대로 담당하도록 포괄 2차 병원 수준 규모와 역량을 갖추도록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박홍배 국회의원은 "이재명 정부 보건의료 최우선 공약은 공공의료 강화다. 그 우선 과제는 지방의료원 위기 해소"라며 "국정과제로서 지방의료원이 지역 포괄 2차 의료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대규모 투자계획을 준비하고, 돌봄의료를 포함한 지역 공공보건의료 정책 수행 핵심기관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행정·재정·정책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대통령 대선 공약에는 지역 내 필수의료 제공 기관에 공공의료 역할에 따른 보상체계 강화가 담겨있다.
지방의료원 기능 강화를 위해 공공의료사관학교, 공공의대 등 지역에서 근무할 의사인력 양성도 필요 조건으로 꼽혔다.
이선희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코로나19 전담 기관 지정 여파로 적자가 이어지는 지방의료원 적자를 정부 예산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또한 의사인력 국가책임제를 실시하고 공공의대를 설립해 지방의료원에서 근무할 의사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loveho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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