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게 될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본격적인 수사 진용을 갖춰가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의 핵심 혐의 대응을 위해 금융·선거범죄 전문 검사들을 다수 영입했다. 김 여사의 대면 조사가 특검에서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 특검은 이날 1차로 수사기관에 파견을 요청할 예정이다. 특검팀에는 채희만 대검찰청 반부패2과장(사법연수원 35기), 송봉준 대검 선거수사지원과장(36기), 정선제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장(37기), 인훈 울산지검 형사5부장(37기) 등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로 금융 범죄와 선거 범죄에 특화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채 과장은 2023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파견 경력이 있으며, 정 부장 역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거래소에서 근무하며 금융범죄 수사 경험을 쌓았다. 이들의 영입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 등 정밀한 법리 판단이 필요한 사안에 적극 투입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건희 특검이 수사할 범위는 3대 특검 중 가장 방대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씨 관련 공천개입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건진법사 뇌물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공흥지구 개발 사업 특혜 의혹 등 짚어봐야 할 의혹만 16개에 달한다.
민 특검은 전반적인 수사 현황 점검을 위해 전날부터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서울남부지검, 공수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을 찾기도 했다.

특히 최근 서울고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새로운 증거인 김 여사의 육성 파일을 발견하면서 고강도 수사를 예고하고 있다.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1·2차 작전이 이뤄졌던 2009년 전후로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과 통화한 녹음 파일에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 일당에게 '계좌를 맡기고 수익이 나면 그중 40%를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측에 주기로 했다', '그쪽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김 여사를 주가조작 사건의 '전주'로 의심하고 수사했으나,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10월 불기소 처분했다. 이 결정 약 일주일 전 심우정 검찰총장이 김주현 전 민정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깊어지고 있다.
각종 의혹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김 여사의 대면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여사는 검찰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지난 13일 우울증 증세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하면서 대면 조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김 여사는 특검과 검찰의 중복 수사를 피하기 위해 검찰 출석에 불응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특검 출석은 기정사실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민 특검은 김 여사의 대면조사가 가능할지 묻는 취재진에게 "이뤄지리라 생각한다"며 수사 의지를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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