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송다영 기자] "입원은커녕 진료만 받으려고 전화했더니 1년 가까이 걸린다더라고요. 따지는 게 아니라 정당하게 물어보고 싶어서 왔어요."
'김건희 특검' 출범을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의료 대란으로 진료가 미뤄진 일부 환자들 사이에서는 특혜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 여사 측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 13일 외래 진료를 받았으며 평소 앓던 지병이 악화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서 건강 문제를 이유로 밝힌 바 있다.
김건희 특검을 이끄는 민중기 특별검사는 전날 특검보 8명을 추천하고 특검 사무실을 알아보는 등 수사 준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검보는 특검 내 수사 팀장 역할을 맡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특검의 요청을 받은 날로부터 5일 내 4명을 임명해야 한다.
민 특검은 지난 13일부터 20일의 준비기간을 갖고 파견 검사 4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으로 구성된 특검팀을 꾸려야 한다. 이후 수사기간은 최장 150일이다.
김 여사의 갑작스런 입원 소식에 일부 환자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김 여사의 입원이 특혜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환자 강모 씨는 "(김 여사 입원 사실을) 알고 싶지도 않다. 난 입원하려는데 몇 달이 걸렸다"며 "그런 사람들은 '빽'(배경)이 없고 돈이 없다. 돈 없는 사람들은 오래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8세 자녀를 둔 박모(47) 씨도 불만을 토로했다. 약 2주일 전 아이의 발에서 검은색 점을 발견한 박 씨는 1차 병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받아 서울아산병원에 연락했으나 '진료를 받으려면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다른 병원을 예약해야 했다.
박 씨는 이날 김 여사 입원 소식을 듣고 병원을 항의 방문했다. 다만 시간이 늦어 병원 상담실 전화번호만 받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박 씨는 "진료를 받으려면 1년 가까이 기다리라고 했다. 의료 대란이 피부에 와닿았다"며 "부랴부랴 다른 병원에 예약은 잡았지만 너무 마음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애의 점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김 여사는 입원했다. 공평한 건 아닌 것 같다"며 "병원 측의 논리적인 설명을 듣기 위해 왔다"고 했다.
일각에선 김 여사가 입원한 병실이 특실일 것이란 추측도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에는 병동과 층마다 특실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환자 개인정보로 입원 여부와 병명, 병동 등의 확인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