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강주영 기자]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피해 노동자, 납품업체, 입점업체와 서울 서대문구 주민들이 "'김병주 도서관'으로 짓는 서울 시립도서관 명칭을 변경하라"고 촉구했다.
MBK먹튀 저지 홈플러스 사태 해결 노동자 입점업체 생존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 서대문주민대회 공동조직위는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부정거래, 세금 회피 등 홈플러스 사태 관련 사기 혐의로 수사받는 인물"이라며 "시가 이 같은 인물의 이름을 공공건물 명칭으로 쓰는 건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는 것이자 홈플러스 사태 피해자를 비롯한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김병주 도서관'이 서대문구에서 조성되는 것을 두고는 "서대문 주민들은 홈플러스 사태를 지켜보며 화가 나고 부끄러워 일대 아파트에 게시했던 '김병주 도서관 환영 현수막'도 떼어 버렸다"며 "서울시뿐 아니라 서울시의회는 새 도서관 명칭에 침묵을 멈추고 공공성에 기초한 도서관 명칭을 재논의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서울시 기부심사위원회의 심사기준은 ‘사회적 물의 야기성 등을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판단'토록 돼 있다"며 "김 회장은 기부를 앞세운 '면피용 도서관'이 아닌 사재 출현을 즉각 단행해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자구책부터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서울시립 김병주 도서관을 착공, 2027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김병주 도서관은 김 회장이 도서관 건립 사업비 중 약정 기부금 300억원을 기부하면서 시가 기부자의 이름을 도서관 명칭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한 첫 사례가 됐다.
이에 홈플러스 피해 노동자 등 노동계, 정치권에서 반발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명칭 변경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juyo@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