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선은양 기자]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으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민주노총, 전교조 등을 언급했다"고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30일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세 번째 공판 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곽 전 사령관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이날은 증인으로 출석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만찬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을 특정한 사실이 있냐'는 재판부 질문에 "민노총, 전교조, 언론계, 정치인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언급된 언론과 정치인을 특정할 수 있느냐'고 묻자 "언론은 경향신문과 JTBC가 기억난다"며 "정치인 중에서는 한동훈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비상계엄이 인명피해 없이 빠른 시간 내에 끝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라 현장 지휘관과 병사들의 노력이 있었다고도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의지로 계엄 당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곽 전 사령관은 이 전 사령관 측 반대신문 끝 무렵 "비상계엄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아무도 다치지 않고 끝난 것은 사령관에 대한 대통령의 지침이 잘돼서가 아니다"며 "현장에 있던 지휘관과 팀원들이 현명하게 판단하고 절제하고 인내한 결과"라고 했다.
이어 "저는 경고성 계엄이라는 말을 듣고 이틀간 잠을 못 잤다"며 "질서 유지를 위한다면 경찰 경력을 투입하면 될 일이지 군인이 국회에 왜 들어가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전 사령관을 향해 "(윤 전 대통령에게) 시민 보호 질서 유지 임무를 받으셨냐"며 "(비상계엄이) 끝나고 나서야 우리가 작전한 목적이 시민을 보호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경고용 계엄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민 보호 질서 유지 목적으로 (국회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의 TV 담화를 보고 비상계엄을 처음 알았다고 하자는 제안도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곽 전 사령관은 계엄이 해제된 뒤인 지난해 12월4일 오전 5시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통화 중 "방송을 보고 (계엄을) 알았다고 하자, 통화 내용도 지우자"는 제안을 받았느냐는 군검찰의 질문에 시인하는 취지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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