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난 증거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있다고 주장했다. 건진법사와는 본 적도 만난 적도 없다고 친분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30일 오전 10시부터 명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명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불렀다.
이날 오전 10시15분께 서울고검 청사에 도착한 명 씨는 취재진이 오 시장과 만난 증거가 있는지 묻자 "전화기를 임의 제출했다"고 답했다.
다만 녹취 여부에 대해선 "증거 자료는 내가 이야기하면 오 시장이 방어할 것 같다. 수사를 방해하면 안 되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답을 피했다.
그는 전날 "정확하게 증인과 증거가 있는 (오 시장과 만남 횟수는) 7번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이 기소될 사항이 20개라고 말하기도 했다.
명 씨는 '범죄자가 큰소리치는 세상이 안타깝다'고 밝힌 오 시장을 향해서는 "원래 촛불은 꺼질 때 확 타고 꺼진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무속인 건진법사와의 친분은 부인했다. 명 씨는 "(건진법사는) 본 적 없는 사람이다. 만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명 씨는 자신이 병보석으로 풀려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태열이라는 사람을 신문했을 때 판사가 김태열의 증언이 신뢰 가지 않는 게 너무 많아서 김영선과 나를 보석으로 풀어준 것"이라며 "병보석으로 나오면 김영선은 왜 나오겠느냐"고 말했다.

수사팀은 전날 명 씨를 상대로 8시간 동안 조사를 벌였다. 다만 주된 내용은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 아닌 오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6시30분쯤 청사에서 나온 명 씨는 "오 시장이 하루에 4번 전화해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한 게 맞다"며 "2021년 1월 22일 주간조선에서 여론조사가 나왔다. 일대일 대결인데 오세훈이 박영선에게 진다고 그래서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했다고도 밝혔다.
오 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은 오 시장의 측근 김한정 씨가 지난 2021년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 명 씨 실소유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미한연)를 통해 미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진행한 대가로 3300만 원을 오 시장 대신 지급했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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