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첩사 과장 "국수본에 이재명·한동훈 체포조 지원 요청해"
  • 선은양 기자
  • 입력: 2025.04.16 16:19 / 수정: 2025.04.16 16:19
조지호 경찰청장 재판 증인 출석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체포라 생각"
12·3 비상계엄 관련 경찰 지휘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구민회 국군방첩사령부 수사조정과장이 비상계엄 당시 국가수사본부에 체포 대상을 불러줬다고 증언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오른쪽)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12·3 비상계엄 관련 경찰 지휘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구민회 국군방첩사령부 수사조정과장이 비상계엄 당시 국가수사본부에 체포 대상을 불러줬다고 증언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오른쪽)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12·3 비상계엄 관련 경찰 지휘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구민회 국군방첩사령부 수사조정과장이 비상계엄 당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체포 대상을 불러줬다고 증언했다.

구 과장은 김대우 방첩사 방첩수사단장으로부터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의 체포 지시를 받고 경찰 등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6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지호 경찰청장,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지호 청장은 건강 문제로 오후 재판에는 불출석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구 과장은 김 단장에게 주요 인사 체포 지시를 받고 이현일 전 국수본 수사기획계장에게 연락해 체포조 지원과 관련한 요청 사항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구 과장은 이 전 계장에게 통화로 "수사관 100명이 온다고 들어서 '어떻게 오는지 명단을 알려달라, 추가로 호송 차량을 지원해달라'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조 편성은 5명씩 하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전 계장과 두 번째 통화에서 "이 전 계장이 누구를 체포하냐고 물어서 '이재명, 한동훈'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검찰은 방첩사의 체포 지원 요청이 이 전 계장을 거쳐 윤 전 조정관에게 전달됐고, 윤 전 조정관이 이를 조 청장에게 보고해 승인·지시를 받았다고 보고 있다.

구 과장은 이날 증인신문에서 수사단 내에서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구 과장은 "현장에 나간 수사관들은 본인에게 부여된 (체포) 인원 외에 전체 인원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추후 방첩사 김 단장이 (체포) 명단을 찾아서 수사관들이 둘러앉아 명단을 복기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김어준은 김호중으로 받아적어 인지하지 못하다가 단장이 김어준 이름을 추정해 14명 명단이 최종 확인됐다"고도 했다.

이에 검찰이 "김 단장이 명단을 여 전 사령관에게 보고했냐"고 묻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에 따르면 여 전 사령관은 김 단장에게 보고를 받은 후 관련 내용 파쇄를 지시했다.

구 과장은 체포 명단 파기를 지시받고도 보관한 이유에 대해서 "당시 수사단 자체적으로 증거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라는 지시라든가 파기하라는 지시 등이 많이 있었다"며 "당시 수사단의 대령 분들과 논의 하는 과정에서 증거를 파기하면 결국 다 우리가 뒤집어써야 하는 상황이 생기니 어떤 것도 건들지 말고, 수사기관에 내자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구 과장은 주요 인사 체포와 관련해 의문을 가졌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는 김 단장에게 주요 인사 체포 지시를 받은 직후에는 "(체포 대상이) 중대 사건에 연루된 인원이라고 생각했지만, 포고령 1호를 보고 어떤 범죄 혐의로 체포하는 것이 아닌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체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구 과장은 검찰 측이 김 단장에게 주요 인사 체포 지시를 받을 때 상황이 국가 비상 상황이었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이날 구 과장의 증인신문을 마무리하고 박창균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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