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밝았다' 윤 탄핵 찬반 집결…선고 앞두고 긴장 고조
  • 조성은 이윤경 송호영 이다빈 정인지 기자
  • 입력: 2025.04.04 08:05 / 수정: 2025.04.04 08:05
헌재·대통령 관저 인근 찬반 밤샘 집회
충돌 우려에, 경찰 경비 강화…교통 통제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열리는 4일 서울 도심 곳곳은 전날 밤부터 철야 집회를 진행한 흔적들로 가득했다. /정인지 기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열리는 4일 서울 도심 곳곳은 전날 밤부터 철야 집회를 진행한 흔적들로 가득했다. /정인지 기자

[더팩트ㅣ사건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열리는 4일 서울 도심 곳곳에 탄핵 찬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날 밤부터 밤샘 집회가 열린 가운데 이날 오전 이른 시간부터 집회 현장에 시민들이 속속 모이면서 긴장은 고조됐다. 오전 11시 선고를 앞두고 경찰은 양측의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비를 강화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전날 밤부터 헌재 인근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철야 집회를 열었다. 운현하늘빌딩에서 사직파출소까지 율곡로 양방향 전 차로를 가득 메운 900여명은 텐트를 치거나 박스나 돗자리를 깔고 앉아 밤새 자리를 지켰다. 대부분 은박담요나 침낭을 덮고 있었고 일부는 패딩을 입고 귀마개와 목도리, 마스크, 털모자 등으로 중무장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일제히 '내란범 윤석열 파면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재판관 만장일치 탄핵 인용 결정을 요구하는 "8대 0"도 연호했다. 곳곳에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정의에는 중립이 없다' 등 깃발이 나부꼈다. 일부는 "윤석열이 사람들을 노숙자로 만들었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수업을 마치고 전날 밤부터 자리를 지켰다는 대학생 김모(21) 씨와 박모(21) 씨는 "선고일 사람들과 마음을 같이 다지고 싶어서 함께 했다. 간밤에 추웠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뜻이니 든든하다"며 "추운날 많은 사람들을 밖에서 자게 했는데, 인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전날 밤부터 헌재 인근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철야 집회를 열었다. /정인지 기자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전날 밤부터 헌재 인근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철야 집회를 열었다. /정인지 기자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도 전날 밤부터 대통령 관저 인근인 용산구 한남동 일신빌딩 앞에서 파면 콘서트로 철야 농성을 진행했다. 밤샘 집회 이후 이날 오전 6시30분께 다시 모인 100여명은 한남초등학교 방향 2개 차로에 앉아 '윤석열 즉각 파면'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하라", "기각이면 항쟁이다" 등 구호를 외쳤다.

촛불행동은 이날 생중계로 탄핵 선고를 지켜본 뒤 인용 결정이 날 경우 오후 7시 시청역 7번 출구 앞에서 '파면 축하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 등 윤 대통령 지지자 측도 전날 밤 안국역 인근에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으로 자리를 옮겨 탄핵 반대 철야 집회를 이어갔다.

밤샘 집회에 참석한 300여명은 이날 오전 5시께부터 선고를 지켜보기 위해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볼보빌딩 앞으로 이동했다. 무대에는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희망, 윤석열 대통령님의 직무 복귀를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붙었다. '부정선거 민주당 아웃, 탄핵 반대 자유 민주주의' 문구를 부착한 오토바이도 눈에 띄었다.

오전 7시께 집회 참가자들은 500여명까지 늘었다. 이들은 '대통령이 옳았다', '내란선동 민주당 해산',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 팻말을 들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북과 징, 꽹과리 소리에 맞춰 탄핵을 반대하는 구호도 외쳤다. 한 20대 남성은 한 손에 태극기를 들고 한남초등학교 앞 육교를 건너며 확성기로 '탄핵 기각'을 외쳤다. 골목 곳곳에는 실시간 방송을 하는 극우 유튜버들도 나타났다.

경찰은 이날 전국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전국에 기동대 338개 부대 2만여명을 배치했으며, 특히 서울에만 210개 부대 1만4000여명을 투입했다. /이다빈 기자
경찰은 이날 전국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전국에 기동대 338개 부대 2만여명을 배치했으며, 특히 서울에만 210개 부대 1만4000여명을 투입했다. /이다빈 기자

경찰은 이날 전국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전국에 기동대 338개 부대 2만여명을 배치했으며, 특히 서울에만 210개 부대 1만4000여명을 투입했다. 헌재 인근에는 110개 부대 7000여명, 대통령 관저 인근에는 30개 부대 2000여명, 여의도 국회 인근에는 20개 부대 1300여명을 배치했다.

경찰은 헌재 주변 150m 이상을 차벽으로 차단한 이른바 진공상태로 만들었다. 탄핵 찬반 단체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복수의 차단선을 설정해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찰특공대 30여명도 배치해 테러와 드론 공격에 대비했다.

안국역은 지하철 무정차 운행에 따라 모든 출입구가 폐쇄됐다. 일대 상점도 일제히 문을 닫고 휴업했다. 헌재 방향으로 향하는 시민들은 경찰에 신분증을 보여줘야 통행이 가능했다. 교통도 통제됐다. 경복궁 방향으로 향하던 시내버스는 "승객 여러분. 현재 교통 통제로 인해 우회할 예정이다. 양해 부탁드린다"고 안내 방송을 했다.

안국역 일대 곳곳에는 '반국가세력이 자유 우파 시민들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음. 대피 권고', '선고일이 나온 이상 헌재는 빨갱이들의 덫이 가득하다, 선고일에는 집에 있길 추천한다' 등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부착한 것으로 추정되는 안내문이 보였다.

경찰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도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탄핵 찬반 양측을 분리했다. 골목에는 방호벽이 세워졌고, 경력도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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