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지지자 '캡틴 아메리카'…검찰 "직구로 CIA 신분증 위조"
  • 정채영 기자
  • 입력: 2025.03.26 17:46 / 수정: 2025.03.26 17:46
"5개 외국 정보기관 신분증 위조" 공소장에 적시
영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중국 대사관과 경찰서 난입을 시도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위조 신분증을 해외 직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달 10일 안모(41)씨가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14층 엘리베이터 앞을 막고 선 모습. /뉴시스

영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중국 대사관과 경찰서 난입을 시도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위조 신분증을 '해외 직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달 10일 안모(41)씨가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14층 엘리베이터 앞을 막고 선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영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중국 대사관과 경찰서 난입을 시도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위조 신분증을 '해외 직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더팩트가 확보한 안모 씨의 공소장에 따르면 안 씨는 앱을 통해 성조기를 배경으로 한 증명사진을 찍고 중앙정보국(CIA) 요원인 것처럼 신분증을 위조했다.

검찰은 안 씨가 지난 2021년 1월20일께부터 지난달 13일께까지 사진을 보내주면 외국 정보기관 신분증을 만들어주는 웹사이트를 통해 신분증 제작을 의뢰하고 국제 우편으로 받는 방법으로 외국 정보기관 사문서 5장을 위조했다고 봤다.

검찰은 안 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7시36분경 서울남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돼 인치된 후 파출소 소속 경찰관에게 위조한 신분증 2장을 제출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모욕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오전 10시에 예정된 조사를 전날인 20일에 받겠다며 남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에게 "조사받으러 왔으니까 담당자 나오라 그래"라고 말했다.

"담당자가 없으니 내일 오세요"라는 말을 듣자 동료 경찰관 및 민원인들이 있는 가운데 피해자에게 "손님 왜 안 받냐 이 ×××들아. 조사받게 해달라고 ×××아. 넌 남자도 아니야"라고 성적 모욕을 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조아라 부장검사)는 지난 17일 건조물침입 미수‧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를 받는 안 씨를 구속기소했다.

안 씨는 지난 14일 중국 대사관 난입을 시도해 건조물 침입 미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같은 달 20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자신을 빨리 조사해달라'며 남대문서 출입구를 부순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자신이 CIA의 잠입(블랙) 요원이라고 주장하며 경찰에 '가짜 미군 신분증'을 제시해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도 적용됐다. 조사 결과 안 씨는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으며 미국 출입국 기록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안 씨는 미국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선관위 중국 간첩 99명 체포' 의혹의 제보자로 알려졌다. 이 내용은 스카이데일리에서 보도됐다. 안 씨는 구속 전 KBS 인터뷰에서 "자신이 기자와 정치인들을 모두 속였다"고 했다.

선관위 고발을 접수한 서울경찰청은 간첩 체포설을 보도한 매체 대표와 기자를 입건하고, 안 씨와의 통화녹음 파일을 분석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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