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실습 병원서 400명 동시 수련…"의대 교육 질 저하 불가피"
  • 조채원 기자
  • 입력: 2025.03.24 17:33 / 수정: 2025.03.24 17:33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의대 증원과 의학교육의 문제' 포럼
24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 뉴시스
24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 뉴시스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2025년 의대 증원이 의학교육에 미칠 부정적 영향으로 '실습 기회 부족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가 꼽혔다. 학생 수가 늘어난 만큼 강의·실습 시설과 수련 병상 확보는 준비되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원은 24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의과대학 증원과 의학교육의 문제'를 주제로 의료정책포럼을 열었다. 좌장은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원장(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발제는 이영미 고려대 의대 교수와 채희복 충북대 의대 교수가 맡았다. 토론자로는 유임주 대한의사협회 학술이사, 강석훈 강원의대 교수, 장재영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 강기범 의협 정책이사 등이 참여했다.

채 교수는 의대증원이 초래할 문제에 대해 "실습 및 참관 기회가 줄고 인체 모형 시뮬레이션을 통해 배운 지식은 검증하기도 어렵다"며 "졸업생들의 교육의 질 저하는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그는 "800병상 규모인 충북대 병원에서는 임상의사는 250명, 전공의 180명 정도의 인원이 근무한다"며 "400명의 학생이 환자를 배정받고 다양한 증례를 경험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예를 들었다. 본과 3·4학년 두 개 학년이 실습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면 기존 100명이 실습하던 병원에서 400명이 동시에 수련해야 하는 것이다. 충북대 모집정원은 기존 49명에서 200명으로 증가했지만 올해는 증원분의 50%인 125명을 뽑았다.

24·25학번 동시 교육을 위한 시설이 미비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채 교수는 '충북대 의대 두 학번을 합치면 170여명에 달하는데 의예과 1학년 강의실은 60석이고 의대 내 대형 강의실은 1개 뿐'이란 설명이다. 24·25학번은 2027년 3월 본과 1학년이 돼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실습 수업을 받는데, 실습·강의시설 보강 차원에서 신축되는 충북대 의대 '4호관'은 2027년 말에나 완공 계획이다.

채 교수는 해결방안으로는 "2025년 증원된 입학생에 대한 교육지원이 필요하다"며 "교수요원 확보와 시설투자 뿐 아니라 지역 2차 병원과 업무협약을 맺어서 임상 실습을 파견 보내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고 제시했다. 필수의료분야, 지방의료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의대증원 정책이 추진된 만큼 "기존 의대 졸업생들이 필수의료를 지원하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고 개선해야 한다"며 "지역 필수의료에 정착할 전공의와 전문의를 육성하는 게 우선"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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