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이다빈·정인지·송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서울 도심에서 연일 찬반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탄핵 찬성 측은 광화문 일대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헌법재판소(헌재) 인근에서 찬반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1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릴레이 시국선언을 개최했다. 기후단체, 정의당·녹색당·노동당, 참여연대 등 단체들이 참여해 윤 대통령 즉각 파면을 외쳤다.
이날 부산 지역 대학생들도 상경해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대학생 7명은 "들어야 하는 수업도 있고 생계를 위해 나가야 하는 알바도 있다. 그렇지만 극우세력들이 다시 권력을 잡으려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에서 지금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행동하며 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이 금요일까지 파면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부산 지역 대학생들과 함께 더 절절한 목소리로 이곳 농성장을 지키며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상행동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내란공범 검찰 규탄 긴급 기자회견도 열었다. 오후 7시에는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퇴진을 위한 긴급행동' 집회도 진행한다.
반면 헌재 앞에서는 탄핵 반대 측의 릴레이 시위가 열렸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헌재 인근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더불어빨갱이당은 사리질지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등 구호를 외치고 박자에 맞춰 나팔 등을 불었다.
오후엔 서울특별시교회총연합회 주최로 '대한민국 수호 위한 123명의 기독교인 릴레이 삭발식'이 진행됐다. 주최 측은 전날부터 오는 14일까지 매일 33명씩 삭발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탄핵을반대하는대한민국청년들(탄대청)은 헌재에 1만5000명의 탄핵 반대 탄원서를 제출했다.
대학가에서도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대학생들은 대통령의 석방 결정을 내린 사법부와 검찰 규탄 목소리도 냈다. 집회 현장에서는 탄핵 찬반 측의 신경전도 벌어졌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이날 오전 총학생회 주도로 서울 서대문구 교내 파빌리온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엔 이화여대 민주동문회 측도 참석했다. 재학생 20여명은 "윤석열은 감옥 밖으로 다시 나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 대통령 행세를 하고 탄핵 반대 집회 세력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는 사법부에 의한 2차 내란으로 간주된다"고 비판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오는 13일 오후 교내 ECC 광장에서 '이화인 긴급 집회'를 개최하고 윤 대통령의 즉각 파면을 촉구할 예정이다.
건국대 학생 8명은 서울 광진구 교내 청심대 앞에서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윤석열의 석방은 광장을 지킨 국민을 배반한 결정"이라며 "내란수괴 윤석열이 부당하게 석방된 지금이 헌재에 민의를 보여 나라를 바로 세울 건국의 때"라고 말했다.
건국대 학생들이 자유 발언을 이어가는 동안 맞은편에서는 탄핵 반대를 요구하는 한 학생이 "(파면) 만장일치 아니라니까", "난 반댄데",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북으로", "극좌는 너희들이냐"며 반박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건국대에서는 교수들의 시국선언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박사 학위를 받은 국민대에서는 탄핵 찬반 집회가 연달아 개최되면서 학교 일대가 혼란을 빚었다. 국민대 재학생과 교수, 민주동문회 등 20여명은 서울 성북구 교내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우정 검찰총장은 즉각 사퇴하라", "윤석열을 파면하라", "김건희를 구속하라", "내란 옹호세력은 국민대 교정에서 물러나라" 등 구호를 외쳤다.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단체는 "이재명을 구속하라"며 맞구호를 외치고 큰 소리로 노래를 틀었다. 국민대 학생 10여명은 같은 장소서 "헌법재판관들은 선량한 국민을 유혈 혁명으로 내몰지 말라", "인민 재판 끝에 헌재는 가루된다" 등의 팻말을 들고 탄핵 반대를 주장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 30여명도 태극기를 흔들고 집회에 동참했다. 경찰은 국민대 정문 앞에 경력 10여명을 배치, 질서 유지에 나섰다. 한 유튜버는 라이브 방송을 하고 차량 위에 올라가 난동도 피웠다.
헌재 인근 학교들은 단축 수업을 하거나 재량 휴교를 하는 등 선고일 앞뒤로 빚어질 혼잡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전날 재동초등학교는 '탄핵 선고일 공지 예상으로 인한 교육활동 운영 안내' 가정통신문을 배포하고 이날 학생들에게 정규수업 후 즉시 하교할 것을 공지했다.
헌재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덕성여자고등학교도 가정통신문을 통해 "탄핵심판 선고일에 '재량 휴교'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외의 학교들도 선고 당일 휴교 예정이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