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이다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8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전날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으로 시민들이 대거 모이면서 주말 도심은 마비됐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종로구 광화문 일대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10만명이 집회에 참가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집회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오동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사회자 발언에 맞춰 부부젤라를 불거나 징과 장구를 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일제히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각하"를 외쳤다.
일부는 윤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인증샷을 남겼다. 거리에는 '밟아밟아 찢재명 존'도 마련됐다. 지자들은 이 대표의 얼굴을 밟고 지나가거나 춤을 췄다.
한 지지자는 "3평 감옥에 갇힌 윤 대통령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했다. 다른 지지자는 "윤 대통령이 돌아와 반드시 직무에 복귀하고 대한민국 청년을 위해 공정과 상식,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로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부터 5호선 광화문역까지 약 500m 거리의 왕복 6차선 도로를 통제했다. 광화문으로 향하는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는 10여대가 넘는 경찰버스로 가로 막혔다.
이에 일부 지지자들은 경찰을 향해 욕설을 했다. '새해소원은 이재명 체포' 팻말을 몸에 두른 한 지지자는 "우리를 통제하는 거냐"고 항의했고, 나머지 지지자들도 모여 "길을 열어라. 차벽으로 왜 막아"라면서 경찰과 승강이를 이어갔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은 집회로 통행에 불편을 겪자 눈살을 찌푸렸다. 자유통일당이 당원 모집을 위해 서명을 요구하자 손사래를 치는 이들도 보였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부터 광화문역, 시청역 일대는 오후 7시까지 차량이 통제되면서 운전자들은 우회로를 찾아야 했다.
이날 국회가 있는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였다.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와 전한길 한국사 일타강사가 이끄는 세이브코리아는 오후 1시부터 국가비상기도회를 진행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광화문과 여의도뿐만 아니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 등에도 집결해 윤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남동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은 전날부터 밤샘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석방될 때까지 관저 앞을 지킬 방침이다.
반면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선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개최됐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3000명 규모로 집회를 신고하고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30차 전국 집중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내란 종식, 민주 수호'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내란범들을 철저히 단죄하자"며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했다. 한 시민은 "설마했는데 윤석열이 감옥에서 나오려고 한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냐. 윤석열은 전쟁을 일으키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했다"고 규탄했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오후 5시부터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행진'을 진행한다. 촛불행동도 집회를 마친 뒤 비상행동의 범시민대행진에 합류한다.
대학생들의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도 이어졌다.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는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열렸으며, 같은 시간 광화문에선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윤석열 퇴진 제14차 대학생 시국대회가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