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영봉 기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당일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가운데 경찰이 폭력 시위대 진압을 위해 삼단봉과 캡사이신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고 수위 비상근무인 ‘갑호비상’도 긍정 검토 중이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리는 4일 서울 서대문구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탄핵 선고 당일) 분신이나 헌법재판소 내 물리적 충돌 등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경력을 총동원해 완벽히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이 직무대리는 "(삼단봉이나 캡사이신은) 필요하다면 현장지휘관 판단 하에 사용할 수 있다"며 "갑호비상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만약 탄핵 선고 당일 전국적으로 (집회·시위가) 번지면 각 지방경찰청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집회·시위 근접 대비조, 헌재 침입 관련 예비팀 등 경력을 탄력 운영해 여러 변수에도 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갑호비상은 경비 비상 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로 경찰관들은 연가가 중지되고 가용경력 100%가 동원된다. 지휘관과 참모는 사무실이나 현장에 위치해야 한다.
경찰은 현재까지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관련해 총 137명을 수사하고 있다. 이 중 87명을 구속했고 79명은 송치했다. 나머지 50명은 불구속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 폭동을 선동한) 보수 커뮤니티 게시글은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에서 배후 세력을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란 선동 혐의로 고발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관련해서는 "고발인 조사는 다 마쳤고 관련자 수사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전 목사 출석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경찰은 미국 마블 코믹스 캐릭터인 '캡틴 아메리카' 복장으로 중국대사관과 경찰서 등에 난입하려다 구속된 윤 대통령 지지자 안모(41) 씨의 경우 "수사 과정에서 육군 병장으로 전역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안 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11시께 남대문경찰서를 찾아 자신을 빨리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경찰서 출입구 유리문을 발로 차 훼손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뒤 지난달 22일 구속됐다. 지난달 14일에는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에 난입하려 한 혐의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욕설하고 가짜 미군 신분증을 만든 혐의도 있다.
안 씨는 자신이 미군 예비역이며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블랙요원이라고 주장해 왔다. 안 씨는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발한 스카이데일리의 '선거관리연수원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 보도의 취재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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