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경찰이 신청한 김성훈 대통령 경호실 차장의 구속영장을 세번 반려한 검찰이 서울고검 영장심의위원회를 통해 네번째 판단을 내린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구속영장심의위원회가 오는 6일 서울고검에서 열린다.
경찰은 지난 1월부터 김 차장 구속영장을 3차례 검찰에 신청했으나 검찰은 '범죄 사실과 관련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모두 반려했다.
결국 경찰은 최후 수단인 영장심의위를 신청했다. 서울서부지검의 반려 처분에 대한 적정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영장심의위는 지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도입됐다. 고등검찰청이 법조계·언론계·학계 등 외부에서 추천받은 위원 후보단을 꾸려 10명 이내 외부위원으로 구성한다.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청구하지 않았을 때 정당성을 따지는 기구다.
다만 영장심의위는 지금까지 대부분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제도가 도입된 후 총 14건의 영장심의위가 열렸으나 이중 영장 청구 적정 의견은 1건 뿐이었다.
규정에 따라 심의위원과 심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라는 비판도 계속됐다. 경찰에서는 영장심의위의 결과만 통보받아 구체적 판단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진동 대검차장은 지난달 25일 국회 비상계엄·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김 차장의 구속영장 반려를 놓고 "기각(반려)을 할 땐 충분한 사유가 있어서 한 것"이라고만 답했다.
다만 이번 영장심의위는 12·3 비상계엄 사태의 '스모킹건'으로 꼽히는 김 전 장관의 비화폰 확보에 결정적이다 보니 결론이 더욱 주목된다. 모종의 경로를 통해 대통령 경호실로 넘어간 김 전 장관의 비화폰은 사실상 김 차장이 갖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김 차장 신병 확보가 비화폰 확보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검찰 윗선까지 수사 대상이 확대될 것을 우려해 경찰의 영장 신청을 반려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비상계엄 사태 가담자 대부분이 구속된 상황에서 김 차장의 영장만 반려된데다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세 차례나 연속 반려하는 경우는 드물어 의심을 더한다.
법조계에서는 기존 영장심의위와 비슷한 결과를 예상하면서도 검찰이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검찰 간부는 "이번 심의위는 경호처법과 형법상 직권남용 등 혐의가 충돌되는 내용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 입장에서는 심의위 판단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이 출석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는 심의위 규정에 따라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관계자도 참석해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할 예정이다.
김 차장 측은 28일 서울고검에 제출할 의견서에서 "직권남용 혐의와 내란죄 사이 직접적으로 관련성이 없는 공수처가 이에 근거해 윤 대통령 내란죄를 수사하고, 이에 따른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직권남용 혐의와 내란죄는 그 분류와 보호법익, 구성 요건, 범죄의 중대성, 불소추 특권 대상 여부 등이 다르고, 동종 범죄에도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관련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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