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022년 6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통화를 하면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담겨 있는 녹음 파일의 전체가 공개됐다. 지난해 대국민 담화에서 윤상현 의원이 공관위원장인 줄 몰랐다던 윤 대통령의 말과 배치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26일 시사인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당시 당선인)은 2022년 5월 9일 명 씨에게 전화를 걸어 2분 32초 동안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이 통화에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다. 당 중진들이 자신들에게 맡겨 달라고 한다"며 "말은 세게 했는데 권한이 누구한테 있는 그런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윤상현 의원(당시 공천관리위원장)에게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명 씨는 "윤한홍 의원이 조금 불편한 것 같다. 그래서 윤 의원이 권성동 의원에게 얘기했고, 다른 사람은 반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윤 대통령은 "권성동도, 윤한홍도 나한테 특별히 뭐라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김영선이 4선 의원에다가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는데 좀 해 주지 뭘 그러냐(고 말했다)"고 답했다.
명 씨는 "경남에는 18개 지자체가 있는데 (2018년 지방선거에서) 7개나 뺏겼다. 여성 표하고 근로자 표를 (민주당에) 줬다"며 "70년 동안 경남에 여성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부산·경북·대구는 항상 2~3명이 나왔는데 경남에는 그런 카르텔이 좀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이 말을 들은 뒤 "알았다"며 "상현이(윤 의원)에게 한 번 더 이야기하겠다.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0월 31일 이 통화 가운데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 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는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 내용을 두고 "누구에게 공천을 주라고 얘기한 적도 없다"며 "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이 정진석 비서실장인 줄 알고 있었고, 당시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이 윤상현 의원인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녹음 파일에는 '(윤상현 의원이) 공관위원장이니까 한 번 더 얘기하겠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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